고사 성어

자신의 허물을 모르고 남의 허물만 안다는 고사성어 목불견첩(目不見睫)

박남량 narciso 2023. 4. 8. 09:03

자신의 허물을 모르고 남의 허물만 안다는 고사성어 목불견첩(目不見睫)


중국 춘추시대 제후국의 패자(覇者)가 되겠다는 초()나라 장왕(莊王)이 수년간 힘을 다해 초나라를 경제가 번영하고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강대국으로 발전시켰다. 장왕은 때가 왔으니 군사를 일으켜 달라진 초나라의 위상을 제후들에게 알리고 패주가 되고자 마음먹었다. 초장왕(楚莊王)이 문무백관(文武百官)을 불러 물었다.
과인은 당당히 패주가 되어 패권을 손에 넣을 것이오. 그러기 위해 한 제후국을 토벌하는 것으로 과인의 위상을 드높여야 하는데 지금 어느 나라를 먼저 치는 것이 좋겠소?”
 
신하들은 월()나라가 가깝고 국력도 쇠퇴했으니 싸워볼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두자(杜子)는 생각이 달랐다. 이제야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는데 또다시 백성들을 전쟁의 고통속으로 몰아넣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에 반드시 이를 제지해야겠다고 마음억었다. 초장왕을 알현한 자리에서 물었다.
폐하께서 월나라의 토벌을 계획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까?”
그렇소.” 초장왕이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월나라와 싸우면 이길 것으로 판단하십니까?”
초장왕이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모든 신하가 그렇게 말하지 않소. 월나라는 군대가 약한 데다 정치도 혼란스러워 민심이 떠난 지 오래라고 말이오.”


두자(杜子)다시 입을 열었다.
하나만 여쭙겠습니다. 폐하께서는 자신의 눈썹을 볼 수 있습니까?”
자기 눈썹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소? 그리고 그게 전쟁과 무슨 상관이오.”

두자(杜子)가 말했다.

당연히 상관이 있지요. 사람은 자신의 눈썹처럼 자신의 허물 역시 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싸우면 늘 패배하는 나라였습니다. 이런 군대가 과연 강대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또한 지난해는 장희(庄喜)라는 간신 하나가 폐하 몰래 나라의 곳간을 도적질을 일삼아 백성들에게 고통을 줄 때 법을 다스리는 벼슬아치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었는지요? 이 일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요? 아마도 알면서도 추궁을 안 한 것이겠지요. 우리가 월나라와 무엇이 다릅니까? 부국강병이라 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모자랍니다. 이는 폐하께서 눈으로 눈썹을 보지 못함과 다를 바가 없지 않습니까?”
장왕(莊王)은 두자(杜子)의 이야기에 정신이 번쩍 들어 전쟁 계획을 거뒀다.


한비자(韓非子) 유로편(喩老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목불견첩(目不見睫)이다.

목불견첩(目不見睫)이란 자기 눈으로 자기 눈썹을 보지 못한다는 뜻으로, 자신의 허물을 모르고 남의 허물만 안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자신의 허물을 잘 알지 못하고 남의 잘못은 잘 봄을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