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자기 사정이 급하여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는 고사성어 오비삼척(吾鼻三尺)

박남량 narciso 2017. 6. 19. 13:44


자기 사정이 급하여 남을 돌볼 여유가 없다는 고사성어 오비삼척(吾鼻三尺)



고전 소설인 흥부전(興夫傳)의 근원설화(根源說話)라고 알려진 신라시대의 방이설화의 이야기이다. 신라시대에 두 형제가 살았는데 형은 가난하고 아우는 매우 잘 살았다.

형인 방이는 가난하여 구걸하며 살아가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부자인 아우가 가난한 형을 괄시하던 중 농사를 짓기 위해 씨앗을 얻으러 간 형에게 삶은 씨앗을 주었다. 이를 모르고 씨앗을 뿌렸는데 다 죽고 한 줄기만 살아서 나중에 한 자가 넘는 이삭이 달렸다.

이 진기한 이삭을 새가 와서 잘라 물고 날아가자 형이 그 새를 쫓다가 날이 저물어 산속에서 밤을 새우게 되는데 붉은 옷을 입은 아이들이 나타나 방망이를 두드려서 술과 음식을 나오게 한 다음 실컷 먹고 떠들다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아이들이 놀고 간 뒤 돌 틈에 놓고간 방망이를 가지고 온 형은 부자가 되고 그 말을 들은 동생은 자신도 신기한 방망이를 얻으려고 산속에 갔다가 오히려 붉은 옷을 입은 아이들에게 잡혀 방망이를 훔쳐간 범인으로 몰려 코가 석 자나 뽑히는 봉변을 당한 채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신라시대의 방이설화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오비삼척(吾鼻三尺)이다.

오비삼척(吾鼻三尺)이란 우리는 평상시 사정이 급하고 어려울 때 '내 코가 석자'라는 속담(俗談)을 자주 사용한다. 내 사정이 급하여 남을 돌볼 여유가 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다.<꽃사진: 덴파레(Denphal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