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고사성어 갈이천정(渴而穿井)

박남량 narciso 2017. 6. 23. 06:41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고사성어 갈이천정(渴而穿井)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魯)나라 소공(昭公)은 제(齊)나라로 도망쳐 몸을 의탁한 일이 있었다.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하루 아침에 권좌에서 물러나 초라한 신세에 놓인 연유를 소공(昭公)에게 묻자, 소공(昭公)은 지난날을 후회하며 이렇게 답했다.


“자신을 보좌할 충신은 등용치 않고 주변에 간신과 소인배만 두었기 때문이다.”

소공(昭公)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권좌에 있을때는 누가 충신인지 몰랐으나 모든 걸 잃고 나니 비로소 알게 됐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제는 바른 정치를 할 수 있겠다”

경공(景公)은 이 말을 듣고 소공(昭公)이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의 심복인 안자(晏子)를 불러 소공(昭公)이 노(魯)나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면 현명한 군주가 되지 않겠냐며 안자(晏子)의 생각을 물었다.

그러자 안자(晏子)는 이렇게 뜻밖의 대답을 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무릇 어리석은 자는 후회가 많고, 물에 빠진 자는 수로를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며, 길을 잃은 자는 길을 묻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쟁에 닿아서야 병기(兵器)를 만들고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것과 같은 것이니 아무리 서두른다 한들 이미 때는 늦은 것입니다”

안자(晏子)는 전쟁이 나고서야 무기를 만들고 목이 말라야 우물을 파는 사람은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이 없는 것이라며, 소공(昭公)이 노(魯)나라로 돌아간다고 해도 현군(賢君)은 되지 못할 것이라 단언했다. 일이 닥친 뒤 늦은 후회를 하는 것보다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백번 낫다는 말인 것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갈이천정(渴而穿井)이다.

갈이천정(渴而穿井)이란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다 일이 닥친 뒤 서두르며 허둥대거나, 평소 준비성이 없어 늘 헤매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상황이 다급해진 뒤 뒤늦게 대처하며 때는 늦었다는 뜻으로 쓰인다. 우리 속담에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