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인생과 세월(歲月)의 덧없고 짧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백구과극(白駒過郤)

박남량 narciso 2018. 7. 5. 14:00


인생과 세월(歲月)의 덧없고 짧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백구과극(白駒過郤)




장자(莊子)의 지북유(知北遊)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孔子)가 노자(老子)에게 크고 넓은 지도(至道)에 대해 묻자 노자(老子)는 이렇게 말을 시작했다.

"그대는 먼저 재계(齋戒)하고 마음을 씻어내며, 그대의 지식을 깨뜨려야 합니다.

무릇 도(道)라는 것은 깊고 멀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박식(博識)하다는 것이 반드시 참된 앎은 아니며, 능변(能辯)이라는 것이 반드시 참된 지혜는 아닙니다. 도를 터득한 성인(聖人)은 그런 것을 버립니다. 깊은 바다와 같이, 높은 산과 같이 끝나는 데서 다시 시작되어, 만물을 운행하며 다함이 없는 것은 군자의 길입니다.

만물이 모두 이것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다함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도(道)라는 것입니다.

人生天地之間 (인생천지지간) 若白駒之過郤 忽然而已 (약백구직과극 홀연이이)
注然勃然 (주연발연) 莫不出焉 (막불출언)
油然流然 (유연류연) 莫不入焉 (막불입언)
已化而生 (이화이생) 又化而死 (우화이사)
生物哀之 (생물애지) 人類悲之 (인류비지)
解其天弢 (해기천도) 墮其天袠 紛乎宛乎 (타기천질 분호완호)
魂魄將往 (혼백장왕) 乃身從之 乃大歸乎 (내신종지 내대귀호)
不形之形 (불형지형) 形之不形 (형지불형)
是人之所同知也(시인지소동지야) 非將至之所務也(비장지지소무야)
明見无値 (명견무치) 辯不若默 (변불약묵)
道不可聞 (도불가문) 聞不若塞 (문불약색) 此之謂大得 (차지위대득)

사람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고 있는 것은 마치 흰 말이 달려 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순식간입니다.
모든 사물은 물이 솟아나듯 문득 생겼다가 다시 물이 흐르듯 사라져 가는 것입니다.

사물은 모두 자연의 변화에 따라 생겨나서 다시 자연의 변화에 의하여 죽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것들은 이를 슬퍼하고, 사람들은 이를 비통해 합니다.

죽음이란 활통을 풀고 옷주머니를 풀듯 흩어지는 것이며 책 껍질을 벗겨 버리는 것과 같은 자연의 변화인데
혼백이 육신에서 빠져나가고 이에 몸이 따라가는 것이니, 이는 곧 위대한 자연으로의 복귀입니다.

삶이란 형체가 없이 흩어졌던 것들이 모인 것이고 죽음이란 모여 있던 것이 흩어지는 것이니
이는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것이지만 도(道)에 이르려는 자가 힘써 추구할 바는 아닙니다.

도(道)라는 것은 뚜렷이 보려 하면 만날 수 없고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침묵을 해야 합니다.
도(道)라는 것은 귀로 들을 수 없으니 차라리 귀를 막고 터득함이 더 나은데 이를 일러 크게 터득했다 하는 것입니다."

사기(史記)의 유후세가(留侯世家)에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人生一世間 如白駒過郤 何至自苦如此乎(인생일세간 여백구과극 하지자약여차호)  
인생의 한 세상은 마치 흰 말이 달려가는 것을 문틈으로 보는 것처럼 순식간이다. 어찌 스스로 괴로워하는 것이 이와 같음에 이르겠는가."

유후(留侯)란 유방(劉邦)이 한(漢)나라를 세우고 장량(張良)이 유현(留縣)에 봉읍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유후(留侯)라고 하였다. 곧 장량(張良)을 사기(史記)에서는 유후(留侯)라고 하였다. 장량(張良)은 원래 성(姓)이 희(姬)인데 진시황제를 암살하려다 실패한 이후 성(姓)을 장(張)으로 바꾸었다.


장자(莊子) 지북유(知北遊)와 사기(史記) 유후세가(留侯世家)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백구과극(白駒過郤)이다.

백구과극(白駒過郤)이란 흘러가는 세월의 빠름이 달려가는 흰 망아지를 문틈으로 보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인생이 야속하게도 덧없이 짧음을 일컫는 말이다. 덧없는 인생의 무상 또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인생을 흘러가는 물에 비유한 말이다. 평소에는 빨리 지나가는 것을 느끼지 못하지만 뒤돌아보면 인생이 매우 빨리 지나간 것을 알게 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