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억지로 남의 잘못을 찾아내기 위하여 애를 쓴다는 고사성어 취모구자(吹毛求疵)

박남량 narciso 2018. 7. 3. 11:59

억지로 남의 잘못을 찾아내기 위하여 애를 쓴다는 고사성어 취모구자(吹毛求疵)




한비자(韓非子)에 군주와 신하간의 안정적 관계를 순리에 의해 이끌어야 한다는 큰 원칙 대체(大體) 편에 나오는 내용이다.

不吹毛而求小疵(불취모이구소자) 不洗垢而察難知(불세구이찰난지)
터럭을 불어서 작은 흠집을 구하지 말 것이며, 더러운 때를 씻어서 알기 어려운 것을 자세히 살피려 들지 마라.

현명한 군주는 조그만 지식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으며 사리를 추구하지 않는다. 법술에 의해 어지러움을 다스리고 상벌에 의해 시비를 분별해야 한다. 하늘의 이치에 역행하지 않고 사람의 본성을 상하게 하지 않는다. 높은 자리에서 백성을 다스리려면 사소한 것까지 들추어내다간 신망을 잃게 되리라는 가르침이다.

고려 말의 문신이자 대학자인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의 선동자영(選動自詠)이란 시(詩) 구절에도 등장한다. 늙고 낮음 탄식하여 다투어 내달려서 남 밀쳐내 모함하는 세태를 꼬집는 부분에 실려있다.

吹毛求疵或相詬
(취모구자혹상후)  匿影射人尤可嗤(닉영사인우가치)
터럭 불어 흠집을 찾아 서로서로 헐뜯기도 하는데 몸을 숨겨 남 모략하니 더욱 가소롭구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남의 말하기와 망신주기일 것이다. 남의 잘못을 드러내어 말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다른 사람의 허물은 일부러 들춰내지 않더라도 눈에 훤히 들어오는 법이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불을 켜고 묻혀있는 흠집을 찾기까지 한다. 이럴 때 이 성어가 적격이다.


한비자(韓非子)의 대체(大體) 편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취모구자(吹毛求疵)이다.

취모구자(吹毛求疵)란 털을 뜯어서 흠집을 찾아내다. 억지로 남의 잘못을 찾아내기 위하여 애를 쓴다는 의미이다. 고의로 남의 잘못을 들춰냄을 비유하는 말이다. 입으로 털을 불어가며 혹시 보이지 않는 곳에 작은 흠이라도 없는지 살피는 야박한 행동을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꽃사진: 란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