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 있다는 고사성어 치망설존(齒亡舌存)

박남량 narciso 2016. 8. 3. 10:59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 있다는 고사성어 치망설존(齒亡舌存)



노자(老子 ? - BC 531)의 스승인 상창(常摐)이 늙고 병들어 임종이 가까워졌다. 스승의 병석을 찾은 노자(老子)가 스승의 손을 붙잡고 마지막 가르침이 없느냐고 여쭈었다. 뛰어난 스승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훌륭한 제자 노자(老子)는 말씀마다 척척 알아듣는다. 상창(常摐)은 노자(老子)의 질문에 깊은 한숨을 쉬며 천천히 물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대에게 물어볼 것이 있었네.  
過故鄕而下車 子知之乎(과고향이하거 자지지호) 고향을 지날 때 수레에서 내려야 하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노자(老子)가 대답했다.

"過故鄕而下車  非謂其不忘故耶(과고향이하거 비위기불망고야)
고향을 지날 때 수레에서 내리는 것은 어디에서 살더라도 고향을 잊지 말라는 뜻이 아니신가요."

노자(老子)의 대답에 상창(常摐)이 옳다고 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또 물었다.

"過喬木而趨 子知之乎(과교목이추 자지지호)
그렇다면 큰 나무 밑을 지날 때 종종걸음으로 걸어야한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노자(老子)가 바로 대답했다.

"過喬木而趨 非謂敬老耶(과교목이추 비위경노야)
스승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은 어른을 공경하라는 뜻이 아니신지요."

상창(常摐)은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동안 생각을 하더니 입을 벌려 보이며 물었다.

"그대는 입안을 보게. 吾舌存乎(오설존호) 나의 혀는 아직 그대로 있는가?"

노자(老子)가 그렇다고 하니 상창(常摐)이 다시 물었다.

"吾齒存乎(오치존호) 그러면 나의 치아는 있는가?"

노자가 하나도 없다고 하니 노자(老子)의 대답에 상창(常摐)이 다시 물었다.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는가?"

노자(老子)는 한참을 고민하고 나서 대답했다.

"夫舌之存也(부설지존야) 豈非以其柔耶(기비이기유야)  齒之亡也(치지망야)  豈非以其剛耶(기비이기강야)
혀가 아직 남아 있는 것은 혀는 부드럽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치아가 하나도 없는 것은 그것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상창(常摐)이 노자(老子)의 팔을 잡고 감격하여 말하였다.

"是已(시이)  天下之事已盡矣(천하지사이진의)  無以부語子哉(무이부어자재)
옳은 말이야. 온 세상의 이치가 모두 이와 같도다. 더 이상 그대에게 말해 줄 것이 없네."


설원(說苑)에 실린 노자(老子)와 상창(常摐)의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치망설존(齒亡舌存)이다.

치망설존(齒亡舌存)이란 이는 빠져도 혀는 남아 있다는 뜻으로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긴다는 말이다. 강한 자가 먼저 망하고 유한 자가 나중까지 남음을 이르는 말이다. 치폐설존(齒弊舌存)이라고도 한다.
<꽃사진: 목백일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