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옛 것을 좋아하다 재산을 탕진하다는 고사성어 호고파산(好古破産)

박남량 narciso 2016. 7. 29. 10:41


옛 것을 좋아하다 재산을 탕진하다는 고사성어 호고파산(好古破産)



옛날 중국에 골동품을 좋아해 실상을 알아보지도 않고 사는 장자(長子)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누구라도 고물(古物)을 지니고 있다는 소문만 들으면 반드시 가산을 털어 사곤 하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 낡은 바가지하나를 들고 와서 이 바가지는 허유(許由)라는 은사(隱士)가 귀를 씻던 바가지라고 하니 거금을 주고 사버렸다.

또 어떤 사람이 이번에는 허름한 방석 하나를 가지고 와서 이 방석은 공자(孔子)가 은행나무 아래서 제자들을 가르칠 때 앉으셨던 방석이라 하니 두말할것없이 거금을 치르고 사버렸다.

다시 며칠후에 어떤 사람이 지팡이를 하나 가지고 와서 이 지팡이는 옛날 비장방(費長房)이 갈피(葛陂)에서 던진 지팡이다 하니 그는 또 거금을 주고 사는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그의 가산은 이미 탕진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고물(古物)을 사랑하는 마음에 크게 만족을 느꼈다.

어느 날 그는 왼손에는 쪽박을 들고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허름한 방석을 옆구리에 꿰고 거리를 거닐고 있었다. 영락없는 거지 중의 상거지 꼴이었다. 이 모양을 본 동네 사람들은 모두 웃음을 참지 못하여 옛것을 지나치게 좋아하다가 가산을 탕진해 버렸다고 손가락질을 하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 속에는 무언가에 탐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또 그 집착으로부터 헤어나오기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우리들에게 일러주는 교훈이 아닐수 없다.


한문 민담집 명엽지해(蓂葉志諧)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호고파산(好古破産)이다.

호고파산(好古破産)이란 옛 것을 좋아하다가 재산을 탕진하다는 뜻으로 옛 것이라면 그 실상이 어떻든지 굉장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별로 필요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지나친 신경을 기울이면 결국 신세를 망치게 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꽃사진: 벌개미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