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음란하고 퇴폐적인 음악이라는 고사성어 미미지악(靡靡之樂)

박남량 narciso 2018. 2. 26. 14:37


음란하고 퇴폐적인 음악이라는 고사성어 미미지악(靡靡之樂)



춘추전국시대의 일이다. 위(衛)나라 영공(靈公)이 군위에 올랐지만 그때까지 당진(唐晉)의 평공(平公)을 알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위영공(衛靈公)이 자기가 위후(衛后)로 새로 섰음을 고할 겸 해서 당진(唐晉)으로 오는 도중에 복수(濮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날이 저물어 강가에서 야영을 하던 중에 불빛 하나 없이 어둡고 고요한 가운데 금(琴)을 타는 소리가 들렸다. 들려오는 음악 소리는 가늘었지만 소리가 청아하여 또렷하게 들을 수 있었다. 그 노래 소리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기에 동행하던 연(涓)이라는 태사(太師)를 불러 물었다.

"저 소리를 들어 보라. 그 소리가 자못 귀신의 소리와 유사하지 않는가?"

태사(太師) 연(涓)도 귀를 기우려 경청하였다.

"신이 대략은 짐작할 수 있겠으나 잠시 하룻밤을 머물러 다시 한 번 들을 수 있다면 제가 그 곡을 따라 연주를 할 수 있겠습니다."

영공(靈公)이 다시 하룻밤을 더 머물어 태사(太師) 연(涓)이 금(琴)을 가지고 와서 그 소리를 따라 연주를 하였는데 그 기묘한 음을 모두 습득하게 되었다.

위영공(衛靈公) 일행이 당진(唐晉)에 당도하여 평공(平公)에게 하례(賀禮)를 마치자 평공(平公)이 연회를 열어 영공(靈公)을 접대하였다. 연회 자리가 무르익자 당진(唐晉)의 평공(平公)이 말했다.

"위나라에는 사연(師涓)이라는 사람이 있어 새로운 곡을 짓는데 매우 능하다고 하던데 이번에 오실 때 데리고 오셨는지요?"

"같이 왔습니다."

"불러서 저를 위해 한 번 음악을 연주해 보도록 해 주시면 어떻습니까."

영공(靈公)이 사연(師涓)을 부르고 당진(唐晉)의 평공(平公)도 태사(太師)인 사광(師曠)을 불렀다. 평공(平公)이 사연(師涓)에게 물었다.

"요즘 새로 지은 노래가 있는가?"

"상국으로 오는 도중에 우연히 새로운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금(琴)을 주시면 한 번 타 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연(師涓)이 손가락을 휘날려 금(琴)을 타기 시작하니 평공(平公)이 찬탄의 환호성을 질렀다. 참석한 사람들이 그 연주를 들으며 넋을 놓으려 할 때 당진(唐晉)의 태사(太師)인 사광(師曠)이 문득 연주를 막으며 말했다.

"연주를 그만 하시오. 잠깐 멈추십시오. 此亡國之聲也 이 곡은 위험한 망국의 소리입니다."

"어찌 아는가?"

“은(殷)나라 말기에 사연(師延)이라는 왕실의 악사(樂士)가 있었는데 주왕(紂王)에게 퇴폐적인 노래만 들려주어 주왕(紂王)이 듣고 세상사에 싫증을 내게 하여 나라를 망하게 한 노래가 바로 이 곡입니다. 이윽고 주무왕(周武王)이 주왕(紂王)을 토벌하자 사연(師延)은 금(琴)을 가슴에 품고 동쪽으로 달아나다 복수(濮水)의 강물에 뛰어 들어 죽었습니다. 그 뒤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 곳을 지나가게 되면 홀연히 수중에서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곤 했습니다. 사연이 이곳으로 오는 도중에 음악 소리를 들은 곳은 필시 복수 강변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중국 고대의 걸주(桀紂)라고 하면 하(夏)의 마지막 왕 걸(桀)과 은(殷)나라 마지막 왕 주(紂) 두 사람을 묶어서 일컫는 말이다. 그들은 점잖은 궁중의 음악으로 모자라 몸이 녹아내릴 듯한 저속한 춤과 음탕한 음악을 짓게 했다. 이를 사기(史記)에서는 "북리지무(北里之舞)  미미지악(靡靡之樂)이라 했다. 북리지무(北里之舞)란 당시 기녀들의 요염한 춤을 이르는 것이고, 미미지악(靡靡之樂)은 은(殷)나라 말기에 악장이었던 사연(師延)이 작곡했다는 음탕하고 퇴폐적인 음악을 말한다.


사기(史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미미지악(靡靡之樂)이다.

미미지악(靡靡之樂)이란 은(殷)나라 말기에 악장이었던 사연(師延)이 작곡했다는 음탕하고 퇴폐적인 음악을 일컫는 말이다.<꽃사진: 란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