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글재주가 출중한 것을 일컫는 고사성어 여연지필(如椽之筆)

박남량 narciso 2018. 2. 20. 15:02


글재주가 출중한 것을 일컫는 고사성어 여연지필(如椽之筆)



왕순(王珣)은 왕흡(王洽)의 아들이며 왕도(王導)의 손자로, 3대가 서예가로 유명하다. 왕순은 20세 때 대사마(大司馬) 환온(桓溫)의 주부(主簿)가 되었다. 환온(桓溫)은 당시 서하(西夏)를 공격하느라 여념이 없어 군중의 기무를 모두 왕순(王珣)에게 맡겼다.

왕순(桓溫)은 오가는 수많은 문무(文武) 관리들의 얼굴을 일일이 기억하였다고 한다.

珣轉主簿  時溫經略中夏  竟無寧歲  軍中機務並委珣焉  文武數萬人  悉識其面

어느 날 왕순(桓溫)은 꿈속에서 낯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서까래처럼 큰 붓을 받았다. 잠에서 깬 그는 자신이 큰 작품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날 오전에 효무제(孝武帝)가 갑자기 사망했다. 조정에서는 장례 절차를 논했다.

그러던 중 부고(訃告)나 효무제(孝武帝)의 공덕(功德)을 칭송(稱訟)하여 추증(追贈)하는 칭호(稱號)인 시호(諡號) 같은 글을 누구에게 맡길까 고심하다가 왕순(王珣)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珣夢人以大筆如椽與之  既覺  語人雲 「此當有大手筆事」 俄而帝崩  哀冊諡議  皆珣所草


이것은 그에게 큰 영광이었다. 이때부터 여연지필(如椽之筆)은 “문장이나 서법이 매우 뛰어나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진서(晉書) 열전 35 왕도(列傳 三十五王導)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여연지필(如椽之筆)이다.

여연지필(如椽之筆)이란 서까래 만한 큰 붓이라는 뜻 또는 서까래 같은 힘 있는 글씨라는 뜻으로 글재주가 출중한 것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사람의 문장이나 서법이 뛰어나 칭찬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뛰어난 대문장(大文章), 대논문(大論文) 등을 이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