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은혜는 지나치나 정치는 할 줄 모른다는 고사성어 혜이부지위정(惠而不知爲政)

박남량 narciso 2018. 5. 8. 15:42


은혜는 지나치나 정치는 할 줄 모른다는 고사성어 혜이부지위정(惠而不知爲政)



자산(子産)이 정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 수레를 타고 지나다가 발을 벗고 물을 건너가는 사람을 보고 수레에 태워 건네 준 일이 있었다. 맹자(孟子)는 이 기록을 보고 이렇게 평했다.

"惠而不知爲政(혜이부지위정)  자산은 인정은 많았지만 정치는 할 줄 몰랐다.
늦가을인 11월에는 사람이 건너다닐 수 있는 다리를 놓고, 첫겨울인 12월에는 수레를 지나다닐 수 있는 다리를 놓는다. 그러면 백성들은 물을 건너는 데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군자가 정치를 바르게 하면, 밖에 나갈 때 사람을 피하게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모든 사람을 일일이 건네 줄 수 있겠는가. 그러기 때문에 (고) 爲政者(위정자) 每人而悅之(매인이열지) 日亦不足矣(일역부족의)  정치하는 사람이 사람마다 기쁘게 해주려면 날이 또한 부족한 법이다."

자산(子産)은 명재상으로 천하에 이름이 높았었다. 그가 재상으로 있는 동안 정나라는 어려움을 겪은 일도 없었다. 그가 죽었을 때는 임금에서부터 온 국민이 위아래 없이 그의 죽음을 아까워하고 슬퍼하였다. 공자(孔子)같은 분도 자산(子産)을 형처럼 섬겼다고 한다.

그러나 맹자(孟子)의 평도 정당한 것이었다. 백성들이 추운 겨울에 발을 벗고 내를 건너는 일이 없도록 장마철이 지나는 즉시 다리를 놓도록 만들어 주었어야만 했다. 자기가 보지 않는 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차가운 물에 발을 넣고 건너는가를 알았어야만 했다. 나라의 힘으로든 고을의 힘으로든 또 마음 사람의 힘으로든 힘에 맞게 편할 도리를 강구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정치란 것을 맹자(孟子)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맹자(孟子) 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에 있는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子産聽鄭國之政(자산청정국지정)  
以其乘輿(이기승여)  濟人於溱洧(제인어진유)
子産(자산)  鄭大夫 公孫僑也(정대부 공손교야)  溱洧(진유)  二水名也(이수명야)
子産(자산)  見人有徒涉此水者(견인유도섭차수자)  以其所乘之車(이기소승지거)  載而渡之(재이도지)
孟子曰(맹자왈)  惠而不知爲政(혜이부지위정)
惠(혜)  謂私恩小利(위사은소리)  政則有公平正大之體(정즉유공평정대지체)  綱紀法度之施焉(강기법도지시언)
歲十一月徒杠成(세십일월도강성)  十二月輿粱成(십이월여량성)  民未病涉也(민미병섭야)
杠(강)  方橋也(방교야)  徒杠(도강)  可通徒行者(가통도행자)
梁(량)  亦橋也(역교야)  輿梁(여량)은 可通車輿者(가통거여자)
周十一月(주십일월)  夏九月也(하구월야)  周十二月(주십이월)  夏十月也(하시월야)이라
夏令曰(하령왈)  十月成梁(시월성량) 
蓋農功已畢(개농공이필)  可用民力(가용민력)  又時將寒沍(우시장한호)
水有橋梁(수유교량)  則民不患於徒涉(즉민불환어도섭)  亦王政之一事也(역왕정지일사야)
君子平其政(군자평기정)  行辟人可也(행벽인가야)  焉得人人而濟之(언득인인이제지)
辟(벽)  辟除也(벽제야)  如周禮(여주례)  閽人(혼인)  爲之辟之辟(위지피지벽)
言能平其政(언능평기정)  則出行之際(즉출행지제)  辟除行人(벽제행인)
使之避己(사지피기)  亦不爲過(역불위과) 
況國中之水(황국중지수)  當涉者衆(당섭자중)  豈能悉以乘輿濟之哉(기능실이승여제지재)
故(고)  爲政者(위정자)  每人而悅之(매인이열지)  日亦不足矣(일역부족의)
言每人皆欲致私恩(언매인개욕치사은)  以悅其意(이열기의) 
則人多日少(즉인다일소)  亦不足於用矣(역부족어용의)
諸葛武侯(제갈무후)  嘗言治世(상언치세)  以大德(이대덕)  不以小惠(불이소혜)  得孟子之意(득맹자지의)

자산(子産)이 정나라 재상으로 있을 때 수레를 타고 지나다가
발을 벗고 물을 건너가는 사람을 보고 수레에 태워 건네 준 일이 있었다.
자산은 정나라 대부 공손교이다. 진유는 두 물 이름이다.
자산이 사람들이 이 물을 걸어 건너려는 것을 보고 써 그 타는 수레로 실어 건너게 했다.

맹자 왈, 은혜롭기는 하나 정치를 알지 못하도다,
혜는 일러 사은소리이며, 정치는 곧 공평정대한 체와 기강 법도의 베품이 있는 것이다.
11월에 도강을 완성하고, 12월에 여량을 완성하면 백성이 물 건너기를 괴로워 하지 않는다.
강은 방교이다. 도강은 가히 도행을 통과하게 하는 것이다.
량은 또한 다리인데 여랑은 가히 수레를 통과하게 하는 것이다.

주나라 11월은 하나라 9월이요, 주나라 12월은 하나라 10월이다.
하령에 이르기를 10월에 다리를 완성한다는 것은
대개 농공이 이미 끝나 가히 백성의 힘을 쓸 수 있고 또한 때가 장차 차고 언다.
물에 교량이 있으면 곧 백성이 도섭을 걱정하지 않는 것이니 또한 왕정의 일사인 것이다.

군자가 그 정치를 공평하게 하면 가는데 행인을 벽제하는 것이 가하니 어찌 얻어 사람마다 건너게 하리오.
벽은 벽제이니 주례에 혼인이 그를 위하여 피하게 한다는 벽과 같다.
말하되 능히 그 정치를 공평히 하면 곧 출행할 때에 행인들을 벽제(통행을 금지하던 일)하여
그로 하여금 스스로를 피하게 해도 또한 지나침이 되지 않는다.
하물며 국중의 물에 마땅히 건너는 자가 많으니 어찌 능히 다 타고 있는 수레로써 건너게 하겠는가.

고로 위정자가 매 사람마다 기쁘게 하자면 날이 또한 족함이 없을 것이다.
말하면 사람마다 다 사은을 이루고자하여 써 그 뜻을 기쁘게 하고자 하면 곧 사람이 많고
날이 적어 또한 씀에 족함이 없을 것이다.
제갈무후가 일찍이 치세를 말함은 써 대덕이요, 써 소혜가 아니다, 하니 맹장의 뜻을 얻음이었다.


맹자(孟子) 이루장구하(離婁章句下)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혜이부지위정(惠而不知爲政)이다.

혜이부지위정(惠而不知爲政)이란 맹자(孟子)가 정(鄭)나라 재상 자산(子産)을 평해서 한 말로, 백성에게 은혜롭기만 했지 정치할 줄을 몰랐다는 말이다. 은혜는 지나치나 정치는 할 줄 모른다는 말이다.<꽃사진: 천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