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융통성 없이 일을 처리한다는 고사성어 안도색기(按圖索驥)

박남량 narciso 2018. 10. 20. 15:36


융통성 없이 일을 처리한다는 고사성어 안도색기(按圖索驥)



()나라 때의 학자인 양신(楊愼 1488~1559) 등이 쓴 예림벌산(藝林伐山) 나오는 이야기다. ()나라 목공(穆公) 때 말을 잘 골라내는 손양(孫陽)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곧 잘 알려진 백락(伯樂)이다. 춘추시대(春秋時代()나라의 명마 감별사였다.

그는 진()나라의 신하로 있으면서 다년간 좋은 말을 골라내는 지식과 경험을 축적하여 상마경(相馬經)이라는 책을 썼다. 그의 책에는 많은 말의 그림과 각종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다.

백락(伯樂)이 늙자 진()나라 목공(穆公)  그에게 그의 뒤를 이을 사람을 골라 그로 하여금 계속 좋은 말을 바치도록 하라고 명했다어떤 사람이 백락(伯樂) 아들을 추천하자  백락(伯樂)도 자신의 학문을 아들에게 전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들까지 훌륭하게 키울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조금 모자라는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 고르는 법을 배우려 했다. 좋은 말이란 隆颡蛈日(륭상철일) 蹄如累麴(제여루국) 이마는 불쑥 나와야 하고 눈은 툭 튀어나와야 하며, 발굽은 누룩을 쌓아 올린 것처럼 생겨야 한다고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열심히 익혔다.

아들은 책을 가지고 좋은 말을 구하려고 곳곳을 돌아다녔다. 며칠이 지나 아들이 큰 두꺼비를 잡아 와서 아버지께 보이고선 책에 있는 명마(名馬)와 똑 같다고 말했다.

"저는 좋은 말을 찾았습니다. 눈은 크고 동그랗고, 이마 위 높은 곳에 붙어있습니다. 책에 쓰인 것과 똑같았는데, 다만 발굽의 모습이 조금 달랐습니다."

백락(伯樂)은 기가 막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겨우 진정하고 웃으며 말했다.

"此馬好跳(차마호도) 不敢御也(불감어야) 이 말은 잘 뛰기는 하겠지만 수레는 끌지 못하겠구나."


백락(伯樂)의 일화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안도색기(按圖索驥)이다.

안도색기(按圖索驥)란 그림에만 의존하여 준마(駿馬)를 찾는다는 뜻으로 융통성 없이 일을 처리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지식과 경험은 없이 책에 있는 내용에만 의지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