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창해일속(滄海一粟)

박남량 narciso 2018. 10. 10. 14:16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창해일속(滄海一粟)




중국 북송(北宋) 시대의 시인이자 문장가인 소동파(蘇東坡)라고 불리는 소식(蘇軾 1037-1101)은 당송 8대가의 한 사람으로 산문과 시(詩)에 뛰어났다. 소식(蘇軾)이 어느 날 벗과 함께 적벽(赤壁)으로 가서 유람을 하고 있었다. 음력 칠월 중순이라 날씨도 쾌청하고 물결도 잔잔하게 일었다. 때마침 하늘에는 달이 떠 있어 그 달빛이 일렁거리는 물결에 비치는 모습은 마치 선경과 다를 바 없었다. 여기에 술상을 차려놓고 잔을 주고받으며 시(詩)를 읊조렸다. 문득 소식(蘇軾)은 조조(曹操 155-220)와 주유(周瑜 175-210)가 한판 숭부를 벌였던 적벽지전이 떠올랐다. 그래서 이렇게 읊조렸다.

"달이 밝고 별이 드문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다는 것은 조맹덕의 시가 아닌가?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엉켜 울창한데
이는 조맹덕이 주랑에게 곤경에 처해졌던 곳이 아닌가?
그가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으로 내려와 물결을 따라 동쪽으로 진출할 때,
전함은 천 리에 뻗쳐 있고 깃발이 공중을 가리웠다.
술을 걸러 강에 임하고 창을 비껴 들고 시를 읊으니,
진실로 한 세상의 영웅이었는데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나와 그대는 강가 사이에서 고기 잡고 나무 하면서
물고기와 새우들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들과 벗하고 있다.

駕一葉之扁舟 舉匏樽以相屬 寄蜉蝣與天地 渺滄海之一粟(가일엽지편주 거포준이상속 기부유여천지 묘창해지일속)

작은 배를 타고서 술바가지와 술동이를 들어 서로 권하니,
우리의 인생은 천지간에 기생하는 하루살이처럼 짧고, 우리의 몸은 푸른 바닷속에 있는 좁쌀 한 톨과 같구나.
우리의 삶은 정말로 너무 짧구나! 어찌 장강처럼 다함이 없는가?"

유배지인 황저우(黃州)에서 양쯔강(揚子江)을 유람하며 예전의 적벽전을 회상하고 자연의 장구함에 비하여 인생이 짧음을 한탄한 적벽부(赤壁賦)에서 바로 滄海一粟(창해일속)이란 말이 나왔다. 이 말에는 무한한 우주속에 미미한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생에 대한 무상함을 이면에 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속(一粟)은 동파(東坡) 자신의 학식이나 덕망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지 못한다는 겸손도 깔려 있다.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창해일속(滄海一粟)이다.

창해일속(滄海一粟)이란 푸른 바닷속에 있는 좁쌀 한 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