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마음에 없으면 세상에 어떤 것도 없다는 고사성어 심부재언(心不在焉)

박남량 narciso 2018. 9. 26. 16:10


마음에 없으면 세상에 어떤 것도 없다는 고사성어 심부재언(心不在焉)




중국 사서삼경의 하나인 대학(大學) 정심수신(正心修身) 편에 실린 글이다.

所謂修身(소위수신) 在正其心者(재정기심자)
身有所忿懥則不得其正(신유소분치즉부득기정)
有所恐懼則不得其正(유소공구즉부득기정)
有所好樂則不得其正(유소오락즉부득기정)
有所憂患則不得其正(유소우환즉부득기정)

이른바 몸을 닦음이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있다는 것은 자신에 노여워하는 바가 있으면 곧 그 바름을 얻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바가 있으면 곧 그 바름을 엊지 못하고, 좋아하고 즐기는 바가 있으면 곧 그 바름을 얻지 못하고, 걱정하는 바 있으면 곧 그 바름을 얻지 못하는 것이다.

心不在焉(심부재언)  視而不見(시이불견)
聽而不聞(청이불문)  食而不知其味(식이부지기미)
此謂脩身(차위수신)  在正其心(재정기심)

마음이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으며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이래서 몸을 닦음이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편에 보면 견오(肩吾)와 연숙(連叔)의 대화가 나온다. 견오(肩吾)와 연숙(連叔)은 전설상의 신선이다. 어느 날 도를 터득한 견오(肩吾)가 연숙(連叔)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초나라의 은사(隱士) 접여(接與)에게서 말을 들었는데, 그게 도무지 크기만 했지 합당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했지 돌아올 줄 모르더군. 나는 그 이야기가 마치 은하수처럼 끝없이 이어져 두렵기까지 하였다네. 도대체 길과 뜰처럼 동떨어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다네.그 말이 어떤 것이었는가?"

연숙(連叔)이 묻자, 견오(肩吾)가 대답하였다.

"막고야(邈姑射)라는 산(山)에 신인이 살고 있는데, 피부가 눈처럼 희고, 몸매는 처녀같이 부드럽다네. 그들은 오곡을 먹지 않고 바람과 이슬을 먹고 구름을 타고 비룡을 부리면서 세상 밖에까지 나가 논다고 하네. 그가 정기를 한 곳에 모으면 만물이 병들지 않고 곡식이 풍년이 든다고 하더군. 하도 허황된 이야기라서 믿어지지가 않는군."

견오(肩吾)의 말에 연숙(連叔)이 말하였다.

"그렇군. 장님은 그 때문에 색깔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귀머거리는 그 때문에 종과 북소리를 듣지 못하네. 어찌 형체에만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겠는가. 마음에도 그와 같으니, 지금 자네 같은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일세. 신인의 덕은 만물을 섞어 하나로 만들려는 것이라네. 세상은 그가 천하를 다스릴 것을 바라고 있으나, 그가 무엇 때문에 마음과 몸을 피로하게 하며 그 일을 하겠는가. 이 사람은 외계의 어떤 사물로도 해칠 수 없으니,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지 닿아도 빠져 죽지 않고, 큰 가뭄에 금석이 녹아내려도 뜨겁다고 하지 않는다네. 먼지나 때, 작은 겨자씨로도 능히 요, 순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인데, 무엇 때문에 그가 굳이 천하를 다스리려 하겠는가."

장님은 색깔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귀머거리는 종과 북소리를 듣지 못하네. 그렇지만 장님과 귀머거리 같은 것이 육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들의 마음에도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공부만이 진리이고 최고의 기준으로 삼아 다른 사람의 말을 수용할 줄 모른다면 그것이야말로 귀머거리요 장님이라는 것이다.


대학(大學) 정심수신(正心修身) 편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심부재언(心不在焉)이다.

심부재언(心不在焉)이란 마음에 없으면 세상에 어떤 것도 없다는 말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보려는 것이 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말이다.<꽃사진: 금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