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물맛이 좋은 우물이 먼저 마른다는 고사성어 감정선갈(甘井先竭)

박남량 narciso 2018. 9. 13. 14:05


물맛이 좋은 우물이 먼저 마른다는 고사성어 감정선갈(甘井先竭)



공자(孔子)가 진(陳)나라와 채(蔡)나라와의 다툼 사이에서 포위되어 꼼짝 못하고 갇혀 이레 동안 밥 지을 불을 지피지 못하여 식사도 옳게 못했을 때 태공임(大公任)이 찾아와서 공자(孔子)의 안부를 묻고는 살 길을 알려주겠다며 의이(意怡)새에 대해 말한다.

동해에 의이(意怡)라는 새가 있는데 아무 재주가 없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날개짓밖에 없지만 날아갈 때는 다른 새를 이끌고 앞질러가려 하지 않고 먹이를 먹을 때에도 먼저 맛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의이(意怡)라는 새는 무리에서 배척당하지 않고 사람들도 해치지 않는다며 '直木先伐 甘井先竭(직목선벌 감정선갈)  곧은 나무가 먼저 베어지고 맛있는 샘물은 먼저 마른다'고 했다.

이 말은 공자(孔子)에게 지혜를 자랑하여 어리석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몸을 닦아 그로써 남의 잘못을 드러내며, 마치 해와 달을 들고 다니듯 세상에 알려졌으니 화를 면치 못한다고 충고하는 말이다. 너무 잘난 체 한다고 공자(孔子)에게 자기 분수를 지켜 처신하는 것이 참 지혜라고 일침을 놓은 것이다.

'굽은 나무가 선산 지킨다'란 말도 있다. 곧은 나무는 집을 짓는데 유용하기때문에 목수들이 먼저 찾는다. 따라서 곧은 나무는 타고난 수명을 누리지 못하고 베어지게 마련이다. 사람 사는 세상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자신의 재주만을 믿고 뽐내다가 다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너도 나도 질시하며 깎아 내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재주가 있는데 적소(適所)에 나가 펼칠 기회가 막히면 전체가 손해다. 태공임(大公任)이란 사람이 孔子(공자)에게 태도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조언이 들어있어 실제라기보다 우화로 본다. 장자(莊子) 산목편(山木篇)에 이 성어가 실렸다.


장자(莊子) 산목편(山木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감정선갈(甘井先竭)이다.

감정선갈(甘井先竭)이란 물맛이 달디단 샘물은 사람이 많이 찾으니 먼저 말라 버린다는 뜻으로, 유능한 사람은 많이 쓰여 빨리 쇠퇴한다는 말이다. <꽃사진: 베들레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