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앞 시대의 정치 상황을 거울삼아 잘못된 전철을 밟지 말라는 고사성어 의감우은(儀鑑于殷)

박남량 narciso 2018. 9. 4. 12:27


앞 시대의 정치 상황을 거울삼아 잘못된 전철을 밟지 말라는 고사성어 의감우은(儀鑑于殷)



탕왕(蕩王)이 세운 은(殷)왕조가 세월이 흘러 주왕(紂王) 대(代)에 이르렀는데 이전 왕조인 하(夏)의 마지막 왕인 걸왕(桀王)과 유사하게 포악과 광란의 길을 걸으며 민심을 돌보지 않았다. 주왕(紂王)의 포학(暴虐)을 간(諫)하다가 많은 충신이 목숨을 잃는 가운데 왕의 보좌역인 삼공(三公) 중의 구후(九侯)와 악후(鄂侯)는 처형 당하고 서백후(西伯侯)는 유폐되었다.

서백후(西伯侯)는 600여 년 전에 은왕조(殷王朝)의 시조인 탕왕(湯王)에게 주벌(誅伐) 당한 하왕조(夏王朝)의 걸왕(桀王)을 거울 삼아 그 같은 멸망의 전철(前轍)을 밟지 말라고 충간(忠諫)하다가 화(禍)를 당했다. 이 간언(諫言)이 시경(詩經) 대아편(大雅篇)의 탕시(湯詩)에 실려 있다.

"殷鑑不遠(은감불원) 在夏后之世(재하후지세)
은(殷)나라 왕이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夏)나라 걸왕(桀王) 때에 있네."

삼공(三公)에 이어 삼인(三仁)으로 불리던 미자(微子) 기자(箕子) 비간(比干) 등 세 충신도 간했으나 주색에 빠져 이성을 잃은 주왕(紂王) 은 걸왕(桀王)의 비극적인 말로(末路)를 되돌아 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마침내 원성(怨聲)이 하늘에 닿은 백성과 제후들로부터 이반(離叛) 당한 주왕(紂王) 은 서백후(西伯侯)의 아들 발(發)에게 멸망 당하고 말았다.

주(周)의 문왕(文王)의 덕(德)을 칭송하고 있는 시경(詩經) 대아(大雅) 문왕지습편(文王之什篇)에 실려있는 내용이다.

無念爾祖(무념이조) 聿修厥德(율수궐덕)
永言配命(영언배명) 自求多福(자구다복)
殷之未喪師(은지미상사) 克配上帝(극배상제)
宜鑑于殷(의감우은) 駿命不易(준명불이)

그대들의 조상 일을 잊지 않으려면, 항상 덕을 닦아 키워야 하며,
언제까지나 천명을 받들어 행함으로써,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여라.
은나라가 아직 멸망하지 않았을 때에는, 상제의 뜻 훌륭히 받들었다.
그러하니 마땅히 은나라를 거울 삼으라, 천명을 보전함이 쉽지 않도다.

스스로 덕을 닦음에 달려 있고 또한 스스로 성찰하여 그 행하는 바로 하여금 하늘의 뜻에 합치되지 않음이 없다면 복이 나로부터 이루어져서 밖에서 구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백성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백성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문왕지습편(文王之什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의감우은(儀鑑于殷)이다.

의감우은(儀鑑于殷)이란 은(殷)나라의 사례에서 본보기를 찾아야 한다는 뜻으로 앞 시대의 정치적 상황을 거울삼아 자신의 정치를 돌아보면서 잘못된 전철을 밟지 말라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