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불·도(儒佛道)의 진리가 그 근본에 있어 하나라는 고사성어 호계삼소(虎溪三笑)
여산(廬山)의 혜원(慧遠)이라 부르는 동진(東晉)의 고승(高僧) 혜원(慧遠)은 중국 정토교(淨土敎)의 개조(開祖)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그는 처음에는 유학(儒學)을 배웠고 이어 도교(道敎)에 심취했었는데 스무 살이 지난 뒤에 중이 되어 여산(廬山)에 동림정사(東林精舍)를 지어 불경 번역에 종사하는 한편 원흥(元興) 원년(元年)에는 이 정사(精舍)에 동지들을 모아 백련사(白蓮寺)를 차렸다.
혜원(慧遠)이 있던 이 동림정사(東林精舍) 밑에는 손님들이 개울을 건널 때마다 호랑이가 울었다고 하여 호계(虎溪)라는 이름이 붙여진 조그만 개울이 흐르고 있었다. 혜원(慧遠)은 오직 수행만 하겠다는 결의 때문에 찾아오는 손님을 보낼 때는 이 호계(虎溪)까지 와서 작별하도록 정해져 있어 절대로 호계(虎溪)를 건너가는 일이 없었다.
어느 때인가 유학자(儒學者)요 시인인 도연명(陶淵明)과 도사(道士)인 도가(道家)의 육수정(陸修靜)이 동림정사(東林精舍)의 혜원(慧遠)을 방문했다. 세 사람은 다향(茶香)을 맡으며 담론을 나누었다. 혜원(慧遠)은 시간이 되어 돌아가는 두 사람을 보내며 담론에 심취해 무심코 이 호계(虎溪)를 건너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안 세 사람은 『내 죽는 날까지 결코 호계(虎溪)를 건너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혜원(慧遠)의 이야기가 생각이 나 마주보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이 이야기를 놓고 송나라 화가 석각(石恪)이 그린 그림이 호계삼소도(虎溪三笑圖)이다.
이 이야기는 송나라 진성유(陳聖兪)가 지은 여산기(廬山記)에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후세 사람이 만들어 낸 이야기라는 말도 있다. 그 이유로는 육수정(陸修靜)이 여산(廬山)에 들어간 것은 혜원(慧遠)이 죽은 30여 년이 지난 뒤였고 도연명(陶淵明)도 이미 20여 년 전에 세상을 떴기 때문에 만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송나라 진성유(陳聖兪)가 지은 여산기(廬山記)에 있는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호계삼소(虎溪三笑)이다.
호계삼소(虎溪三笑)란 호계(虎溪)라는 개울에서 세 사람이 웃는다는 뜻으로 유·불·도(儒佛道)의 진리가 그 근본에 있어 하나라는 것을 상징하는 이야기이다.
세상에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들이 글하는 사람들의 손에 의해 사실인 것처럼 전해지고 있는 일이 수없이 많다. 그러나 송나라 화가 석각(石恪)이 그린 호계삼소도(虎溪三笑圖)는 학파니 종파니 하고 세력 다툼을 하는 엉터리 열성적인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 같다. 1988년 비구니(불교), 수녀(가톨릭), 정녀(원불교)들이 종교간 화합을 다지는 합창단을 만들어 그 이름을 삼소회(三笑會)라고 했다. 바로 혜원(慧遠), 도연명(陶淵明), 육수정(陸修靜)의 호계삼소(虎溪三笑)에서 따온 이름이다.
<사진: 정월초하루 날씨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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