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남이야 무어라 하든 개의하지 아니한다는 고사성어 호우호마(呼牛呼馬)

박남량 narciso 2015. 2. 16. 10:33


남이야 무어라 하든 개의하지 아니한다는 고사성어 호우호마(呼牛呼馬)





장자(莊子)의 천도편(天道篇)에 실린 글이다. 춘추시대 초나라의 노자(老子)는 당대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는 성인이다.

士成綺見老子而問曰  吾聞夫子聖人也  吾固不辭遠道而來願見  百舍重趼而不敢息
사성기(士成綺)라고 하는 사람이 노자(老子)를 만나고자 험하고 먼길을 쉬지 않고 걸었다. 신발이 변변치 못하고 길은 험해서 발은 온통 굳은 살이 박히고 갈라지고 엉망이 되었지만 성인을 만난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今吾觀子  非聖人也  鼠壤有餘蔬  而棄妹之者  不仁也  生熟不盡於前  而積斂無崖
그러나 막상 노자(老子)를 만나니 성인이 아닌 것 같았다. 노자(老子)의 집에는 물자가 남아돌고 제대로 관리도 안되어 쥐구멍에도 곡식이 남아돌 정도 였다고 한다. 각종 물건이 잔뜩 쌓여있음에도 계속 재물을 모으고 있는 듯도 했다.

사성기(士成綺)는 요즘 말을 빌리면 돌직구를 날렸다.
『쥐구멍에도 곡식이 남아 돌 정도로 물건을 아낄 줄 모르는 것은 성인의 어진 행동이라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게다가 각종 물건이 잔뜩 쌓여있는데도 계속해서 부를 긁어모으고 계시니 말입니다.』라고 했다. 노자는 냉담한 표정으로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勞資漠然不應  士成綺明日復見曰  昔者  吾有刺於子  今吾心正却矣  何故也  
다음 날 다시노자(老子)를 찾아온 사성기(士成綺)가 물었다.
『어제는 제가 선생님을 비판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제가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老子曰  夫巧知神聖之人  吾自以爲脫焉  昔者子呼我牛也而謂之牛  呼我馬也而謂之馬
苟有其實  人與之名而弗受  再受其殃  吾服也恒服  吾非以服有服

노자(老子)가 말했다.
『지혜가 뛰어난 자는 세상 사람들의 칭찬과 비판의 소리로부터 초탈하여 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呼牛呼馬  저번에 자네가 나를 소(牛)라고 불렀을 때 내 자신도 소(牛)라고 생각했고 나를 말(馬)이라고 불렀을 때 또한 말(馬)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런 면이 있으므로 그런 이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죄입니다. 나의 행동은 변함없이 한결같으며 결코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바깥세상의 비방과 칭찬에 흔들리지 앟고 늘 변함없이 한결같을 수 있는 것이지요.』


장자(莊子)의 천도편(天道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호우호마(呼牛呼馬)이다.

호우호마(呼牛呼馬)란 자신에 대한 남들의 실없는 칭찬이나 비방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남이야 무어라 하든 개의하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꽃사진: 남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