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하찮은 낭비가 나라를 망치는 사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고사성어 상저옥배(象箸玉杯)

박남량 narciso 2015. 2. 6. 14:05


하찮은 낭비가 나라를 망치는 사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고사성어 상저옥배(象箸玉杯)




중국 상(商)의 마지막 임금인 주왕(紂王)은 술은 못을 이루고 고기는 숲을 이룬다는 성대하게 차린 술잔치를 가리키는 주지육림(酒池肉林)으로 유명하다. 주왕(紂王)은 폭군이었으나 무능한 인물은 아니었다. 입이 팔정(八丁)이고 손이 팔정이고 이해력은 민첩하고 팔의 힘이 사람들보다 뛰어나 손으로 맹수를 쳐서 쓰러뜨리고 지혜의 힘은 간하는 말을 물리침에 족하고 그의 능변은 자기의 비행을 꾸밀 수 있었다.

주왕(紂王)은 신하들에게 그의 능력을 뽐내어 명성이 천하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을 자만하여 아무도 자기에게 미치는 자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여기에 뒤따르는 것은 술과 여자가 된다는 것은 당연하다.

주왕(紂王)이 어느 날 상아(象牙)로 젓가락을 만들게 하자 주왕(紂王)의 숙부인 기자(箕子)가 이를 두고 『상아(象牙) 젓가락이 나라를 망친다.』고 걱정했다는 이야기가 한비자(韓非子)의 유로편(喩老篇)에 전해진다.

기자(箕子)는 이를 두고 걱정하며 이렇게 말했다.
『상아(象牙)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게 되면 그때까지 사용하던 질그릇이 성에 차지 않아 뿔과 옥으로 만든 그릇을 쓰려고 할 것이고, 다음에는 평범한 음식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거기에 진귀한 음식을 담으려 할 것이고, 그 다음은 평범한 옷이나 집으로는 만족하지 못해 비단옷과 호화스런 궁전을 찾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는 상아(象牙) 젓가락이 두렵기 그지 없다.』

그러니까 상아(象牙) 젓가락이 단지 좋은 젓가락에 그치지 않고 이것이 사치의 단초가 되어 결국 나라의 재정을 고갈시켜 파멸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하찮은 낭비가 망국적 사치로 치닫게 할 수 있으니 작은 일에도 밝게 헤아리고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자(箕子)의 걱정처럼 5년이 되지 않아 주왕(紂王)은 술을 좋아하여 술망나니가 되고 또 여자를 좋아하고 달기(妲己)를 사랑하여 달기(妲己)가 하는 말은 무엇이나 들어 주었다. 또 엄청난 세금을 거두어서 녹대에 돈을 처넣고 다시 거교에는 곡식을 채우고 개나 말이나 진기한 물건을 잔뜩 모아 궁궐에 가득 채우고 더구나 모래 언덕의 동산이나 궁(宮)을 넓혀 많은 야수나 새를 잡아 그곳에 길렀다.

또 신과 조상의 혼령을 경시하고 많은 총애하는 신하나 미녀들을 모래 언덕으로 불러모아 놀았다. 즉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늘어뜨려 숲을 만들고 남녀들을 발가벗겨 그 사이에서 쫓는 경주를 시키고 밤낮을 통하여 잔치를 베풀었다. 기자(箕子)와 비간(比干) 등의 거듭된 간언(揀言)에도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멈추지 않아 결국 멸망의 길로 이끌었다.



한비자(韓非子)의 유로편(喩老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상저옥배(象箸玉杯)이다.

상저옥배(象箸玉杯)란 상아(象牙) 젓가락과 옥(玉) 술잔이라는 뜻으로 좋은 젓가락과 좋은 술잔을 의미한다. 하찮은 낭비가 나라를 망치는 사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작은 일도 밝게 헤아리고 경계해야 한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사진:언양 작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