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휴휴당(休休堂) 이계호(李繼祜)의 포도도(葡萄圖)

박남량 narciso 2018. 3. 9. 12:59


우리 미술관 옛그림

휴휴당(休休堂) 이계호(李繼祜 1574-1645)   포도도(葡萄圖)


조선 중기 문인화가인 휴휴당(休休堂) 이계호(李繼祜 1574-1645)의 포도도(葡萄圖)입니다. 포도 그림은 자손 계승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포도는 다산(多産)의 상징입니다.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것인데 거기에 덧붙여 튼실한 포도넝쿨에는 자손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라는 계승의 뜻이 서렸습니다. 휴휴당(休休堂) 이계호(李繼祜)는 특히 포도도(葡萄圖)에 출중한 솜씨를 보였다고 합니다.

이계호(李繼祜)의 포도도(葡萄圖)는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것일까요. 파도가 출렁거리는 것일까요. 8폭으로 된 긴 화면에 포도넝쿨이 가득합니다. 화면 양쪽에서 원과 반원을 그으며 뻗어나간 넝쿨이 즐거운 소용돌이를 보여주며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포도송이는 잎사귀와 넝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게 그렸습니다. 푸른 포도잎의 그늘과 더불어 수레바퀴 같은 넝쿨로 바람 탄 파도처럼 약동하는 숨결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포도송이보다 잎과 넝쿨에 주안점을 두어 그린 것은 포도도(葡萄圖)가 지닌 사의(寫意)입니다.

포도는 한 가지에 수많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립니다. 포도는 다산(多産)의 상징입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랍니다. 강인한 생명력과 장수(長壽)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포도송이도 덩굴이 없으면 소용없습니다. 포도 덩굴을 뜻하는 만대(萬帶)는 자손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는 만대(萬代)와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라 포도를 그릴 때 덩굴을 함께 그립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특별히 포도덩굴을 강조해서 그린 것은 포도송이처럼 많은 자식들이 오래오래 살기를 염원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손이 귀한 집에서 포도송이처럼 많은 자식들을 낳아 번창하기를 바라는 축원의 의미를 담았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