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의 <영영백운도(英英白雲圖)>

박남량 narciso 2017. 4. 26. 10:02


우리 미술관 옛그림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 <영영백운도(英英白雲圖)>


영영백운도(英英白雲圖)는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서예가인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가 제주에서 유배 살던 집을 그린 것으로 생각되는 남종산수화입니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는 매화, 대나무, 연꽃, 국화는 어디에나 있지만 귤만은 오직 제주 고을의 전유물이라면서 제주 유배 당시 살던 집의 당호(堂號)를 귤중옥(橘中屋)이라 하였습니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는 필묵의 아름다움을 주장하여 꾸밈없는 고담하고 간결한 필선(筆線)으로 심의(心意)를 노출하는 문기(文氣)있는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영영백운도(英英白雲圖) 역시 그러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의 화제(畵題)는 절친인 황산(黃山) 김유근(金逌根 1785-1840)이 쓴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단짝이던 두 사람은 유배로 멀리 떨어져 있는 벗을 그리워하는 내용입니다.

英英白雲(영영백운) 繞彼秋樹(요피추수)
從子衡門(종자형문) 伊誰之故(이수지고)
山川悠邈(산천유막) 昔不我顧(석불아고)
今者何如(금자하여) 庶幾朝暮(서기조모)

"뭉게뭉게 흰구름이여! 가을나무에 둘렀네
조촐한 집으로 그댈 찾아오니 그 누구 때문이던가
산천이 멀어서 옛적에는 나를 찾아 주지 않더니
이제는 어떠한가 아침저녁으로 서로 대하기를 바라네."

이 그림에 그려진 유배 살던 집에서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는 아내가 아픈 뒤부터는 더욱 자주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아내가 약을 제대로 쓰고 잇는지 아예 드러누웠다는데 그렇게 아픈 것인지 등 걱정이 끝이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아내는 지병이 악화되어 세상을 떠납니다. 하지만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는 아내가 죽은지도 모르고 그다음 날 편지를 썼고 그후로도 한 달 동안 답장을 기다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