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사임당(申師任堂)의 <묵포도도(墨葡萄圖)>

박남량 narciso 2017. 5. 1. 13:30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 <묵포도도(墨葡萄圖)>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시인이었던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은 성리학자인 율곡(栗谷) 이이(李珥 1537-1584)의 어머니입니다. 신사임당(申師任堂)의 묵포도도(墨葡萄圖)는 석농화첩(石農畵帖)으로 불리는 해동명화집(海東名畵集)에 들어 있는 그림으로 석농(石農) 김광국(金光國 1727-1797)이 수집한 것이며 석농(石農)은 이 그림을 구입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권 5만원권 화폐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그림입니다.

포도는 포도송이를 근접 촬영하듯 가까이 다가가 보고 그렸습니다. 묵포도도(墨葡萄圖)는 세 송이의 포도와 줄기, 잎사귀 등이 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먹으로 직접 그리는 몰골법(沒骨法)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손으로 만지면 탱글탱글한 포도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질 것 같습니다.

포도는 같은 줄기에 달린 포도 알갱이라도 익는 속도가 전부 다르다고 합니다. 이 그림의 포도에도 색깔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검은 알갱이와 연두색 알갱이까지 먹 하나만으로 다양한 색을 표현한 것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부드러운 필치와 담백하고 섬세한 묘사로 여성적인 우아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신사임당의 그림에 대해서는 선비행장(先妣行狀) 이외에 발문 등 20여 문집에서 언급되고 있는데, 신사임당(申師任堂)이 포도 그림에 매우 뛰어났다는 사실은 율곡(栗谷) 이이(李珥)가 어머니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 16세 때 지은 '선비행장(先妣行狀)'에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선비(先妣)란 남에게 세상을 떠난 자기 어머니를 이르는 말이고, 행장(行狀)이란 사람이 죽은 다음에 그의 일생의 행적을 적은 글이다.

"평소에 묵적(墨迹)이 뛰어났는데, 7세 때에 안견(安堅)의 그림을 모방하여 산수도(山水圖)를 그린 것이 아주 절묘하다. 또 포도를 그렸는데 세상에 시늉을 낼 수 있는 사람이 없고, 그 그림을 모사(模寫)한 병풍이나 족자가 세상에 많이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