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申潤福)의 <휴기답풍(携妓踏楓)>

박남량 narciso 2017. 4. 24. 09:54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 )  <휴기답풍(携妓踏楓)>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 ? )의
 휴기답풍(携妓踏楓)은 기생의 단풍놀이라는 그림입니다. 쓰개치마를 두른 여인은 담뱃대를 물고 있는 것으로 보아 나이가 들어 보이는 기생인 것 같습니다. 쓰개치마는 원래 양반집 여인들만 쓰도록 했지만 당시에는 그러한 것에 얽매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기생이 타고 있는 가마는 가마바탕입니다. 지붕이 있는 가마는 아무나 탈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양반집 여인네들만 탈 수 있었습니다. 이 가마바탕은 기생이나 첩이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 앞의 가마꾼은 벙거지를 쓴 것으로 보아 결혼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걸음을 옮기고 있습니다. 뒤에 있는 댕기머리 총각은 단풍잎을 꽂아 단풍놀이 멋을 한껏 내고 있습니다.

"洛陽才子知多少(낙양재자지다소)"

화제(畵題)는 한양의 멋쟁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뒤에서 가마를 메고 오는 젊은 댕기머리 총각은 가마를 탄 기생을 따라다니며 멋쟁이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고 기생은 한양의 멋쟁이들을 거의 알고 있는 듯하나 함께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성의 감정으로 멋쟁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한양의 멋쟁이는 꽤나 알고 있는데 처음보는 것 같아 단순한 호기심에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멋쟁이 젊은이는 길을 가다 기생의 눈길을 느꼈는지 가던 길을 멈춘 듯 발걸음이 멈칫하면서 약간 비켜 서 있습니다. 바람이 부는지 갓을 잡은 손과 휘날리는 갓끈에서 젊은이의 모습이 더욱 멋쟁이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