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申潤福)의 <문종심사(聞鐘尋寺))>

박남량 narciso 2017. 4. 21. 15:04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 )  <문종심사(聞鐘尋寺))>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 ? )의 문종심사(聞鐘尋寺)라는 이 그림은 말 그대로 종소리를 듣고서 절을 찾아가다라는 풍속화입니다. 그림의 화제(畵題)로 인해서 붙여진 제목으로 보입니다. "松多 不見寺 人世 但聞鐘  소나무가 많아 절은 보이지 않고 인간 세상에는 다만 종소리만 들린다."

소복(素服)을 한 부인(婦人)이 말잡이 하는 아이까지 데리고 얼룩말을 타고 보퉁이를 든 비녀(婢女) 즉 계집종을 데리고 산사(山寺)를 찾아가는 그림입니다. 산사(山寺)에서는 이미 부인(婦人)의 방문을 알고 있었나 봅니다. 고깔 쓴 승려가 사람들이 다니며 정성을 드리는 돌무더기 앞까지 마중 나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부인(婦人)은 흐뭇한 얼굴이지만 비녀(婢女)나 마부(馬夫)는 외면하는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부인(婦人)이 절을 찾는 곡절(曲折)이 마땅치가 않은 탓일까요? 아니면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요?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택하여 불교를 믿지 못하게 하였는데 지체높은 이 여인은 나들이 삼아 바람 쐬러 절에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바깥 나들이가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시대 여인들에게 불사(佛事)를 드리러 절(寺)에 간다는 것은 바깥 세상을 구경할 수 있는 중요한 핑계거리였던 것입니다. 부인(婦人)은 얼룩말을 타고 왔습니다. 당시 얼룩말은 오늘날의 사모님들이 좋아하는 호피무늬 의상처럼 지체높은 것을 나타내었습니다.


부인(婦人)은 높은 지체인 만큼 꾸밈도 민감하게 하였습니다. 나들이 할 때 얼굴을 가리는 장옷 대신 너울을 멋지게 뒤로 넘긴 채 말을 타고 있는 모습입니다. 너울이 감싼 머리 모양도 가체(加髮) 머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부인(婦人)은 소복(素服)에도 삼회장(三回裝)저고리에 소매 끝 색깔에 맞추어 말고삐에도 색으로 꾸민 흔적이 그려져 있습니다.


삼회장(三回裝) 저고리는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 분위기에 딱 맞는 저고리입니다. 삼회장(三回裝)이란 여자 저고리의 깃, 끝동, 곁마기, 고름의 색을 다른 색을 꾸미는 것으로 삼국 시대의 긴 저고리 가장자리에 두른 선이 변형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꾸며진 색에 따라 그 색의 이름을 붙여 삼회장(三回裝)저고리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