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첨재(添齋) 강세황(姜世晃 1713-1791) <벽오청서도(碧梧淸暑圖)>
거문고를 그림만큼 사랑하였던 조선 후기의 문인이자 화가인 첨재(添齋) 강세황(姜世晃 1713-1791). 어릴 적부터 몸과 마음이 심약한 탓에 나다니지 못하고 산수 그림으로 목마름을 달래 오면서 거문고를 익혔다고 합니다. 벽오청서도(碧梧淸暑圖)는 1679년에 만들어진 중국 화보<개자원화전(芥子園畵傳)에 실린 석전(石田) 심주(沈周 1427-1509)의 구도를 모방하여 그린 것이라고 그림 위에 방심석전(倣沈石田)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첨재(添齋) 강세황(姜世晃)의 벽오청서도(碧梧淸暑圖)는 한 쌍의 오동나무 밑 초가에 앉아서 마당을 쓸고 있는 동자를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는 선비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초가의 주위에는 대나무와 파초가 어울려 있는 멋스러운 곳입니다. 그림의 오른편 앞으로는 얕은 언덕이 있고 그 언덕 위에는 오동나무가 서 있습니다. 오동나무 줄기는 하늘까지 곧게 이어지고 초가집은 오동나무 가지에 가려진 채 있습니다.
앞은 트여 있으면서도 옆에는 나즈막한 울타리가 보이고, 깨끗한 넓은 마당에 동자가 비질을 하고 있습니다. 초가집 앞으로 한 겹의 그늘막이가 늘어져 있고 그 아래로 맑은 공기를 쐬려는 듯 마루에 나와 앉은 선비가 비질하는 동자를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벽오동나무는 줄기가 푸르스름해서 장마가 지고 날이 개면 맑고 청아한 기운으로 마당을 가득 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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