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의 <고사한일도(高士閑日圖)>

박남량 narciso 2017. 3. 29. 11:57


우리 미술관 옛그림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 1783-1837)  <고사한일도(高士閑日圖)>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 1783-1837) 은 대물림한 화원 집안의 후손도 아니고 또 일정한 스승 밑에서 그림 수업을 받은 화가도 아닙니다. 그는 일찍 부친을 여의고 모친 봉양을 위해 붓을 잡아 타고난 재주로 일가를 이룬 화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산외기(壺山外記)에 의하면 1837년 태조의 초상화가 도적에게 훼손당했을 때 이를 다시 그렸다고 하고, 또 동래의 왜관을 통해 그가 그린 그림, 특히 새나 짐승 그림은 해마다 일본에 건너갔다고 합니다. 이러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알려져 있는 그의 작품은 30여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 1783-1837)의 고사한일도(高士閑日圖)는 파초가 있는 뜰 한 모퉁이 평상에 앉아 차를 준비하는 동자를 바라보는 사방관(四方冠)을 쓰고 있는 선비가 그려져 있습니다. 사방관(四方冠)은 조선 시대 사대부나 유생, 선비들이 한가히 집에 있을 때 쓰던 말총으로 만든 모자입니다. 차(茶) 일까요? 약탕(藥湯)일까요? 약탕(藥湯)이라면 약탕(藥湯) 달이는 동자를 쳐다보다가 이제 먼저 간 사람 만날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아는 것 아닐까요.

호산외기(壺山外記)란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1789-1866)이 지은 중인(中人)들의 전기집(傳記集)입니다. 양반들의 직업은 관리 하나뿐이지만 중인(中人)들은 직업이 다양한데다 봉건체제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도 또한 달랐습니다. 당대의 질서를 거부하고 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던 몇몇 중인들의 이야기가 관심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에 소당(小塘) 이재관전(李在寬傳)이 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