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작가 미상의 <문배도(門排圖)>
문배도(門排圖)란 글자 그대로 문에 붙이는 그림이라는 뜻으로 액을 막아준다는 동물들을 그린 그림을 말합니다. 동물 그림을 보면 호랑이 그림은 용맹을 상징하며 잡신을 퇴치한다고 하여 대문에 붙이며, 해태 그림은 화재를 막아준다고 하여 부엌문에 붙이고, 개 그림은 곡식과 재물을 지켜준다고 도둑 퇴치를 위해 광문에 붙이며, 닭 그림은 귀신 퇴치를 위해 중문에 붙이는데 새아침을 알려준다는 의미입니다.
민화 문배도(門排圖)인 작가 미상의 이 그림은 오동나무와 함께 또랑또랑하게 생긴 개를 그린 민화입니다. 관습에 따라 귀신 쫓고 복을 빌기 위하여 사용하던 그림입니다. 특히 당시 검둥개는 귀신을 잘 쫓는다고 인식되었습니다.
개의 목에는 방울과 술이 달린 목걸이가 걸려 있습니다. 개의 목걸이는 주인이 있는 개를 나타낸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붉은 색 술에는 무언가 글씨를 썼는데 벽사(辟邪)의 힘을 나타내는 주문으로 보입니다.
개는 반려동물 중에서 사람들과 가장 가깝습니다. 십이지지(十二地支)의 열한 번째 동물인 개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여겼습니다. 중앙아시아에서 동북아시아까지 널리 퍼져 있는 사상에 의하면 사람이 이승에서 저승으로 갈 때 저승에서 이승으로 올 때 하안 강아지가 길을 안내한다는 신앙이 있습니다.
신석기 유적인 부산 영도구 동삼동 패총에서는 개의 머리뼈가 출토되어 개가 제사에서 주술적 목적으로 희생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초에 잡귀와 재앙을 물리치기 위해 집 대문이나 광문에 개를 그려 붙이는 문배도(門排圖)가 성행한 것도 벽사적(辟邪的)인 의미에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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