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작자미상의 <후원유연(後園遊宴)>

박남량 narciso 2016. 11. 25. 13:31


우리 미술관 옛그림

작자미상  <후원유연(後園遊宴)>



바위 그늘이 시원한 후원(後園)에서 두 선비가 간단한 연회를 벌이고 있는 장면을 그린 것입니다. 선비들은 후원(後園)의 큰 바위 아래에 자리를 펴고 앉아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거문고를 연주하고 있는 선비, 장죽을 입에 물고 이를 듣고 있는 선비, 장단을 맞추며 분위기를 돋우는 의녀로 보이는 차액을 쓴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른쪽 하단에  축대 아래에서 소반에다 음식을 들고 오는 두 시비도 거문고 장단에 즐거운 모습입니다.


이 그림에서 소반에다 음식을 나르는 두 여인의 모습은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의 풍속도 병풍중 최대의 걸작이라 할수 있는 프랑스 기메 국립 박물관 동양미술관 소장의 '행려풍속도(行旅風俗圖)'  여덟폭 병풍 중 한 폭에서도 똑같이 등장합니다.  '행려풍속도(行旅風俗圖)'는 선비가 세속을 유람하면서 만나는 여러 장면을 소재로 구성한 풍속화입니다. 이 그림 중 사대부 뒤뜰에서 선비들과 여인들이 함께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장면에 오른쪽 하단에 음식상을 올리는 여인네의 모습이 너무도 닮았습니다. 그래서 위의 그림은 낙관이 없으나 화풍상 김홍도의 작품이 틀림없다고 합니다.


화면 위쪽에는 아래와 같은 멋들어진 제시(題詩)가 적혀 있습니다. 문인 취향의 풍류 일면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라는 뜻입니다. 주소백(周少伯)이라는 인물의 제시(題詩) 중에 영산오성(靈山五聲)은 거문고 장면에 비추어 거문고 중심의 기악곡인 영산회상(靈山回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영·정조 시대에 음주와 사치를 법으로 금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를 어기고 음주가무를 즐기면서 걱정하는 모습이 재미있게 표현된 글입니다.

以稚石淸靈山五聲(이치석청영산오성)
以碧花調白鷗打令(이벽화조백구타령}
升平樂事式讌孔嘉(승평악사식연공가)
新禁至嚴釣伊將何(신금지엄조이장하)
-周少伯-


치석(稚石)으로 영산회상(靈山回相)의 소리를 맑게 하고, 벽화(碧花)로 백구타령(白鷗打令)을 조화롭게 하네. 태평세월 즐거운 잔치가 심히 아름답도다. 새로 내린 금주령이 지엄한데 낚시나 하면 어떠하리오. -주소백-

<행려풍속도(行旅風俗圖) 여덟폭 병풍 중 한 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