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작가 미상 <서생(書生)과 처녀>
이름 모를 화가가 그린 풍속화(風俗畵)로 '서생(書生)과 처녀'라는 그림입니다. 창호지 너머로 등잔 불빛이 어른거리는 방에서 서생(書生)이 글을 읽고 있습니다. 사립문에 얽어 놓은 가닥까지 환하니 달빛이 꽤나 밝은 날인 것 같습니다. 나뭇잎이 떨어져 나뭇가지가 앙상하고 글을 읽는 서생(書生)과 문설주 옆에 기댄 처녀의 옷차람이 단출하여 계절은 늦가을 무렵인가 봅니다. 풍경은 소박해도 서생(書生)과 처녀의 이야기는 애잔한 것 같습니다.
그림 속에는 젊디 젊은 서생(書生)이 글을 읽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있는 서생(書生) 앞에 등잔불이 어른거립니다. 유건(儒巾)을 눌러쓰고 수염 자국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열대엿 살로 보이는 몸가짐이 곧고 야무진 서생(書生)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치렁치렁한 댕기 머리를 한 처녀가 문설주 옆에 살짝 몸을 기대어 책 읽는 소리를 엿듣고 있습니다. 처녀는 한 발을 주춧돌에 올리고 서생(書生)이 열어 놓은 문짝이 바람에 흔들릴까 문짝이 삐거덕거리면 서생(書生)이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될까 자신이 온 것이 들킬까 싶어 처녀는 흔들리는 문을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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