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의 오수도(午睡圖)

박남량 narciso 2018. 8. 14. 15:25


우리 미술관 옛그림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 1783-1837)   오수도(午睡圖)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 1783-1837)의 오수도(午睡圖)입니다. 오수도(午睡圖)는 물 흐르듯 변화무쌍하고 자연스럽게 그어나간 먹선(墨線)의 세련된 움직임이 돋보이는 그림입니다. 소당(小塘) 이재관(李在寬)은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집이 가난하여 그림을 그려서 어머니를 봉양했습니다. 그림을 배운 적은 없었지만 스스로 옛 화법을 터득하였습니다. 어떤 사람은 소당(小塘)의 그림을 보고 200년 동안 다시없는 솜씨라고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인들이 조선에 들르면 동래관을 통해 꼭 소당(小塘)의 그림을 구해갔다고 합니다.

이재관(李在寬)의 오수도(午睡圖)의 그림 속에는 독서를 하다 책을 베고 낮잠을 즐기는 노인과 마당에선 시동이 차를 달이고 있습니다. 시동이 고개를 돌려 바라보고 있는 화면 왼쪽에는 유한(幽閑)한 정경을 더하는 듯 한 쌍의 학(鶴)과 노송(老松)이 그려져 있습니다. 화면 좌우에 노송(老松)과 대나무(竹)가 있는 괴석(怪石)을 그려 넣고 이를 전경으로 해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중앙에 서재를 그렸습니다. 나뭇가지의 휘어진 형태가 운치를 더하면서 자고 있는 노인의 자태에 탈속한 기운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른쪽 위에 화제(畵題)가 보입니다. 화제(畵題)는 중국 남송(南宋) 때의 학자인 나대경의 산문집 학림옥로(鶴林玉露)에서 산속 생활의 즐거움을 읊은 산거(山居) 편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禽聲上下午睡初足(금성상하오수초족)
새소리 위아래서 들려오는데 낮잠이 곧 쏟아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