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나옹(懶翁) 이정(李楨 1578-1607) <기섬도(騎蟾圖)>
나옹(懶翁) 이정(李楨 1578-1607) 은 불과 30세의나이에 요절한 천재화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궁중화원으로 봉직한 아버지와 형제들이 있어 전통적인 화원가문에서 태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나옹(懶翁) 이정(李楨)의 요절에 조선 중기의 화가 허주 이징(李澄 1581- ? )과 조선 중기의 문인으로 학자이자 시인이었던 홍길동의 저자인 허균(許筠 1569-1618)이 이렇게 말합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정치가인 이이첨(李爾瞻 1560-1623)이 조선 중기의 화가인 허주(虛舟) 이징(李澄)에게 묻습니다.
"허주(虛舟)! 자네는 나옹(懶翁) 이정(李楨)을 어찌 생각하는가?"
"하늘이 내린 사람이옵니다. 요절한 것이 아까울 뿐이지요."
서른 여덟 살의 이징(李澄)은 자신의 감정을 숨길 줄 알았습니다. 나이 서른에 기행(奇行)과 폭주(暴酒)로 요절한 나옹(懶翁) 이정(李楨)에 대하여 이렇게 대답한 것입니다.
나옹(懶翁) 이정(李楨)에게 그림은 취기와 취기 사이에 잠깐씩 붓을 몰려 의식주를 해결하는 방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나옹(懶翁) 이정(李楨)이 아무렇게나 휘돌린 그림들을 보면 이징(李澄)은 밤새도록 끙끙 앓았습니다. 결코 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금강산 장안사 벽에 그린 나옹(懶翁) 이정(李楨)의 산수화를 보며 허균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옹은 태어나면서부터 그림을 아는 사람이로세. 아무리 배우고 노력한들 어찌 여기에 이를 수 있으리."
나옹(懶翁) 이정(李楨 1578-1607)의 기섬도(騎蟾圖)는 두꺼비를 타고 세상을 만유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그림의 왼쪽 모서리에 바위를 묘사하여 근경(近景)을 삼고, 위쪽에는 왼쪽에서 오른쪽에 걸친 바위절벽을 원경(遠景)으로 삼아 바위굴처럼 구도을 잡고 두꺼비(蟾)를 타고 가는 신선을 묘사하였습니다. 안개를 피우면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세 발의 거대한 두꺼비 그리고 그 위에 걸터앉아 세상을 주유하는 신선의 희희낙락한 표정속에 깃든 세상에 대한 은근한 야유와 자제의 경지가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두꺼비를 타고 세상을 만유하는 신선의 달관의 경지가 해학적으로 묘사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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