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홍도의 <군선도(群仙圖)>

박남량 narciso 2016. 12. 16. 10:32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홍도(金弘道 1745-1806 )  <군선도(群仙圖)>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의 <군선도(群仙圖)>는 여러 명의 신선(神仙)들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신선도(神仙圖)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옛 이야기에는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 같은 인물들이 많습니다.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의 <군선도(群仙圖)>에는 그런 인물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신선 가운데 누가 그려져 있을까요. 신선들의 이름은 그들의 들고 있는 물건으로 추측하였습니다.


어느 날 정조 임금이 김홍도(金弘道)를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궁궐의 큰 벽면에 멋진 그림을 그렸으면 하오. 그대의 솜씨라면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것이오." 김홍도(金弘道)는 즉시 일꾼을 시켜 커다란 통에 진한 먹물을 가득 담아 오게 했습니다. 그러고는 통에 든 먹물을 벽면에 쏟아부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놀라자 김홍도(金弘道)는 팔을 걷어붙이고 순식간에 그림을 그려나갔습니다. 그의 붓이 닿는 곳마다 어떤 곳은 파도치는 바다가 되고 어떤 곳은 멋진 신선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가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그 그림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의 <군선도(群仙圖)>는 신선(神仙)의 무리가 세 무리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맨 앞의 두 선녀 중 등에 복숭아를 걸치고 있는 사람이 천도복숭아를 먹고 선녀가 되었다는 하선고입니다. 그 뒤의 꽃바구니를 어깨에 맨 선녀는 남채화라고 합니다.

가운데 무리에서 당나귀를 타고 책을 보는 이가 장과로이고, 바로 앞에 관복 차림에 딱딱이 모양의 박판을 치는 건 조국구입니다. 이 박판을 죽은 사람에게 치면 금방 살아났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마지막 무리에서 외뿔소를 탄 사람은 노자입니다. 복숭아를 든 건 유명한 삼천갑자 동방삭입니다. 머리에 두건을 쓴 건 종리권인데 그는 신선의 우두머리로 머리 양쪽에 상투를 틀고 배를 드러낸 채 파초선(芭焦扇)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맨 끝에 호리병을 들고 남루한 거지의 모습으로 그려진 이철괴, 박박머리를 한 사람은 여동빈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그는 늘 칼을 찬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여기서는 칼이 보이지 않습니다.


가운데 무리의 그림에서 당나귀를 거꾸로 타고 책을 읽는 모습은 장과로인데 그는 항상 흰 당나귀를 타고 하루에도 수만 리씩 다녔다고 합니다. 쉴 때는 당나귀를 종이처럼 몇 겹으로 접어서 작은 상자에 보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당나귀를 타야 할 때에는 물을 뿌리면 다시 당나귀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의 머리 위 뒤쪽에 박쥐가 한 마리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장과로의 전생이 박쥐였다고 합니다. 흰 박쥐의 혼이 변해서 신선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장과로를 그릴 땐 머리 뒤쪽에 박쥐를 함께 그려넣었다고 합니다.

신선도(神仙圖)는 도교(道敎)신앙의 산물입니다. 인간의 원초적 욕망의 구현이라는 도교는 인류문명의 시작과 함께 한 오래된 신앙입니다. 신선은 불로불사(不老不死), 불로장생(不老長生)하는 인간의 이상적인 모습을 투영한 것입니다. 특별한 절대자나 유일신이 없었던 동양사상에는 인간의 모습을 한 신선(神仙) 또는 신령(神靈)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