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유춘(有春) 이인문(李寅文)의 목양취소도(牧羊吹簫圖)

박남량 narciso 2019. 9. 1. 15:52

우리 미술관 옛그림

유춘(有春) 이인문(李寅文 1745-1821)  <목양취소도(牧羊吹簫圖)>


조선 후기 도화서(圖畵署) 화원인 유춘(有春) 이인문(李寅文 1745-1821)은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와 동갑 화원으로 가깝게 지냈으며, 산수, 포도, 영모(翎毛), 도석인물(道釋人物)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였습니다. 당시 화단을 풍미하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나 풍속화(風俗畵)보다는 전통적인 소개를 많이 그렸습니다. 특히 송림(松林)을 즐겨 그려 이 방면에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였습니다. 독창적인 면에서는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에 다소 뒤진다고 하겠습니다.

유춘(有春) 이인문(李寅文 1745-1821)의 목양취소도(牧羊吹簫圖)입니다. 글자 그대로 '양을 치면서 퉁소를 불다'라는 그림입니다. 녹음이 우거진 계절에 강가 풀밭에서 양들이 풀을 뜯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한 소년이 웃통을 벗고 큰 바위에 걸터 앉아 퉁소를 불고 있습니다. 저 멀리 소를 몰고 나온 소년이 낚시하는 모습도 그려져 있습니다.

화제(畵題)는 해서와 초서를 아주 잘 썼다고 전해지는 간재(艮齊) 홍의영(洪義榮)이 썼습니다.

"爾豈非黃初平後身(이기비황초평후신)
그대가 황초평의 후신이 아니겠는가?"

화제(畵題)에 황초평(黃初平)이 나옵니다. 그림의 주인공이 신선(神仙) 황초평(黃初平)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진(晉)나라에 신선(神仙)이 살았는데 그의 이름이 황초평(黃初平)입니다. 중국 진(晉)나라의 갈홍(葛洪)이 지은 신선전(神仙傳)에 실려 있는 고사(故史)입니다.

『황초평(黃初平)은 단계(丹溪) 지역에 사는 양치기였습니다. 그가 15세 되던 날 그의 성품이 매우 착한 것을 본 신선이 금화산(金華山)에 데려가 신선도(神仙道)를 가르쳐 닦게 하였습니다. 40여년이 지나서 그의 형 황초기(黃初起)가 아우를 찾아 금화산에 가 보니 아우는 어릴 적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형은 동생에게 '양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황초평은 채찍을 들고 흰돌들을 수만 마리의 양으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래서 황초평은 채찍을 들고 양을 몰고 가는 모습으로 자주 그려집니다.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소년의 모습ㅇ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당시 사람들의 불로장생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