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창강(滄江) 조속(趙涑)의 화조도(花鳥圖)

박남량 narciso 2019. 8. 26. 18:54


우리 미술관 옛그림



창강(滄江) 조속(趙涑 1595-1668)  <화조도(花鳥圖)>        


조선 시대에 미술 중에서도 회화는 우리 나라 미술사상 가장 크게 발전을 한 시기입니다. 건국 초부터 도화원(圖畵圓)이 설치되었고 이를 중심으로 회화미술이 꽃피게 되었습니다. 상당수의 사대부(士大夫) 화가들이 두드러진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또한 조직화된 도화서를 중심으로 기량이 뛰어난 화가들이 배출되어 한국화의 폭을 넓혔습니다.

조선 후기 창강(滄江) 조속(趙涑 1595-1668)은 사대부(士大夫) 화가로서 시(詩), 서(書), 화(畵) 모두에 능하였으며 그림에는 묵매(墨梅)와 영모화(翎毛畵)로 이름이 높았습니다. 그는 특히 까치나 수금(水禽) 등을 소재로 한 수묵화조화(水墨花鳥畵)에 한국적 화풍을 이룩하여 조선 중기 이 분야의 대표적 화가로 꼽습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작품에 낙관(落款)을 하지 않는 기벽을 지녔다고 합니다. 그는 풍채가 맑고 깨끗하였을 뿐 아니라 지조가 높고 또한 청빈하여 때로는 끼니를 걸러야 하는 가난함에도 구애치 않아 칭송받았습니다.

창강(滄江) 조속(趙涑 1595-1668)의 화조도(花鳥圖)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새들의 생태적 모습을 사계절에 은유한 '사계화조(四季花鳥)유형의 그림이 유행하였습니다. 봄의 제비, 여름의 물총새, 가을의 백로, 겨울의 기러기는 계절을 대표하는 철새로 널리 그려졌습니다. 그림의 새는 '청다리도요'라는 철새인 것 같습니다. 화조화(花鳥畵)는 옛 사람들의 복된 소망을 함께 담은 경우가 있습니다. 백로와 연밥을 뜻하는 일로연과(一鷺蓮果)는 일로연과(一路連科)와 발음이 같아 소과와 대과에 연이어 급제하라는 기원과 격려의 의미를 지니고,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희작(喜鵲)이라고 불렀습니다. 집안에 경사가 있기를 소망하였습니다.

화조화(花鳥畵)는 글자 그대로 나무와 꽃과 새를 주제로 한 그림입니다. 꽃과 나무를 배경으로 새들이 짝을 지어 정겹게 노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화조화(花鳥畵)의 꽃이나 나무의 표현은 때로 너무 관념적이어서 무슨 꽃이고 무슨 새인지 알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화조화(花鳥畵)는 어떤 정해진 틀에 구애되지 않는 자유분방한 표현을 보이고 있으나 그림 속의 새들은 한쌍을 그리는 것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고수하는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