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의 노응탐치(怒鷹眈雉)

박남량 narciso 2019. 8. 21. 15:37


우리 미술관 옛그림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 1707-1769)  <노응탐치(怒鷹眈雉)>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 1707-1769)의 노응탐치(怒鷹眈雉)라는 영모화(翎毛畵)입니다. 말 그대로 매(鷹)가 꿩(雉)을 노려본다는 그림입니다. 매(鷹)와 꿩(雉)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근한 새였고, 날짐승 세계의 천적(天敵)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그림이 매와 꿩 그림이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긴장감 흐르는 장면이 이 화폭에 먹빛 한 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 그림에서 고목은 몸체를 틀며 가로질러 올라간 후 사라졌다 다시 가지를 드러내어 세월의 풍상에 휘어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세좋고 늠름한 매(鷹)는 사냥감을 확인하고는 부리를 꽉 다물고 눈을 사냥감에서 떨어지지 않은 채 사냥 할 순간만을 본능적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鷹)가 발딛고 있는 바위의 왼쪽 가장자리쪽으로는 짙은 먹으로 우려내어 단단함과 경사진 모양을 잘 나타냈으며, 바위 중심부분은 아주 엷은 먹으로 여백의 효과를 드러내었습니다. 윤기있는 매(鷹)의 깃털(翎毛)은 농담(濃淡)을 달리한 여러 번의 붓질로 풍성하게 칠하였습니다. 발(足)은 촘촘히 마디를 그어 단단함이 배어납니다.

이런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진 매(鷹)의 시선을 모르고 풀밭에서 한가로이 먹이를 찾고 있는 장끼(雉)의 모습은 한없이 평화롭습니다. 그리고 이 광경을 허공에서 꿰뚫고 있는 참새(雀) 떼들은 곧 이어 벌어질 매(鷹)의 꿩(雉) 사냥에 호들갑으로 펄떡이고 있습니다. 가지에 앉은 참새(雀)들은 다양한 자세로 그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