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 <하마가자(蝦蟆茄子)>
조선 후기의 화가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은 우리나라 고유의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화풍을 창시하였습니다.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는 실제 경치를 화폭에 옮기는 화풍(畵風)입니다. 그 이전의 산수화(山水畵)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사대관계 영향으로 대개 중국 고사에 나오는 인물이나 장소 등을 상상해서 그렸습니다. 겸재(謙齋) 정선(鄭敾)은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로 명성을 날렸습니다.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의 하마가자(蝦蟆茄子)라는 그림입니다. 8폭 병풍 화조화(花鳥畵) 중 한 폭입니다.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서정성과 섬세함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가지꽃이 활짝핀 여름날의 두꺼비와 쇠똥벌레가 그려져 있습니다. 가지는 보라색 꽃과 함께 탐스러운 열매를 맺었습니다. 하늘색 도라지꽃이 보라색 가지꽃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쇠똥벌레는 쇠똥을 뒷다리로 굴려 나르는 습성이 있는데 그림에서는 뒷다리가 아닌 앞다리로 나르고 있어 직접적인 관찰이 아닌지 정확하게 묘사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나물이나 전, 찜 등의 요리로 우리에게 익숙한 가지는 품종에 따라 열매의 모양이 다양한데 기다란 가지 열매가 남근(男根)을 닮았다 하여 그림에서는 다자(多子) 또는 득남(得男)의 상징으로 그려졌습니다.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에 자연물에 대한 관찰에서 쇠똥구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한 가지 웃을 만한 일이 있다. 벌레가 똥덩이를 굴릴 땡에 다른 한 벌레가 그 뒤를 따르면서 곁눈질을 하기를 (똥덩이를 굴리는 벌레가 똥을)감추기를 기다려서 몰래 훔칠 계획을 한다. 따라가는 거리가 가까우면 엎드려 숨고 멀면 가만히 엿보며, 거리가 아주 멀어지면 나는 듯이 달려가서 이리저리 찾았으니 그 모습이 몹시 미웠다."
남이 힘들게 굴려놓은 똥을 훔치려고 눈치 보는 벌레가 얼마가 얄미웠는지 이익은 이에 대해 시 한 수도 지어 붙여놓았습니다.
"잔 벌레가 굴리는 똥은 소합환보다 가벼운데 / 두 마리가 욕본 것이 한 덩이뿐이구나 / 함께 흙 속에다 몰래 감추려 하오마는 / 어찌 알리 훔치려는 딴 벌레가 있는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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