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마군후(馬君厚) <반묘가수(班猫假睡)> 조선 시대 18세기 마군후(馬君厚)의 반묘가수(班猫假睡)입니다. 말 그대로 얼룩고양이의 풋잠입니다. 마군후(馬君厚)는 생몰년이나 행적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남겨진 작품들을 보면 주로 풍속화(風俗畵), 인물화(人物畵), 영모도(翎毛圖)를 잘 그렸습니다.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에서 발행한 간송문화에 실린 화제(畵題)의 설명입니다. 이 화제(畵題)는 마군후(馬君厚)와 같은 장흥(長興) 사람으로 그의 스승인 미산(眉山) 마성린(馬聖麟 1727-1798)이란 사람이 쓴 한문시(漢文詩)입니다. 마성린(馬聖麟)은 영·정조 때의 서예가로 해서(楷書)를 잘 썼으며 평생 글씨와 더불어 지냈다고 합니다.
반묘가수(班猫假睡)는 고양이가 정면을 응시하며 엎드려 있는 그림입니다. 세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얄궂은 입가의 선(線)하며, 눈의 표정이 매우 절묘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皮毛斑駁爪牙堅(피모반박조아견) 食有鮮鱗臥有堅(식유선린와유견)
海客徒能知黑暗(해객도능지흑암) 舟人自愛畜烏圓(주인자애축오원)
磨簪製帶非同品(마잠제대비동품) 捕鼠啣蟬是獨椒(포서함선시독초)
却笑老貍誇玉面(각소노리과옥면) 竟遭鼎鑊得盤筵(경조정확득반연)
가죽과 털은 얼룩이고 발톱과 어금니는 굳센데 / 신선한 생선 먹고 털방석에 누웠구나.
바다 손님은 한갓 어두움만 알 수 있을 뿐인데 / 뱃사람은 고양이 기를기를 스스로 사랑하네.
비녀와 허리띠 만들어도 같지 않건만 / 쥐 잡고 매미 재갈 물리는 것 고양이 뿐이네.
웃지 마소 늙은 살쾡이 옥같은 얼굴 자랑했지만 / 끝내 솥에 들어가 쟁반에 담겼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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