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마군후(馬君厚)의 반묘가수(班猫假睡)

박남량 narciso 2018. 9. 3. 17:30


우리 미술관 옛그림


마군후(馬君厚)  <반묘가수(班猫假睡)>


조선 시대 18세기 마군후(馬君厚)의 반묘가수(班猫假睡)입니다. 말 그대로 얼룩고양이의 풋잠입니다. 마군후(馬君厚)는 생몰년이나 행적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남겨진 작품들을 보면 주로 풍속화(風俗畵), 인물화(人物畵), 영모도(翎毛圖)를 잘 그렸습니다.

반묘가수(班猫假睡)는 고양이가 정면을 응시하며 엎드려 있는 그림입니다. 세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얄궂은 입가의 선(線)하며, 눈의 표정이 매우 절묘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에서 발행한 간송문화에 실린 화제(畵題)의 설명입니다. 이 화제(畵題)는 마군후(馬君厚)와 같은 장흥(長興) 사람으로 그의 스승인 미산(眉山) 마성린(馬聖麟 1727-1798)이란 사람이 쓴 한문시(漢文詩)입니다. 마성린(馬聖麟)은 영·정조 때의 서예가로 해서(楷書)를 잘 썼으며 평생 글씨와 더불어 지냈다고 합니다.

皮毛斑駁爪牙堅(피모반박조아견) 食有鮮鱗臥有堅(식유선린와유견)
海客徒能知黑暗(해객도능지흑암) 舟人自愛畜烏圓(주인자애축오원)
磨簪製帶非同品(마잠제대비동품) 捕鼠啣蟬是獨椒(포서함선시독초)
却笑老貍誇玉面(각소노리과옥면) 竟遭鼎鑊得盤筵(경조정확득반연)

가죽과 털은 얼룩이고 발톱과 어금니는 굳센데 / 신선한 생선 먹고 털방석에 누웠구나.
바다 손님은 한갓 어두움만 알 수 있을 뿐인데 / 뱃사람은 고양이 기를기를 스스로 사랑하네.
비녀와 허리띠 만들어도 같지 않건만 / 쥐 잡고 매미 재갈 물리는 것 고양이 뿐이네.
웃지 마소 늙은 살쾡이 옥같은 얼굴 자랑했지만 / 끝내 솥에 들어가 쟁반에 담겼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