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홍도의 <송석원시사야연도(松石園詩社夜宴圖)>

박남량 narciso 2016. 6. 20. 11:44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송석원시사야연도(松石園詩社夜宴圖)>



송석원시사야연도(松石園詩社夜宴圖)에서는 유월의 한여름 밤, 벌레 소리와 시인들의 시 읊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한, 시(詩) 짓는 문인들의 모임을 보름달이 비추고 있습니다. 술이 있고 시가 있고 또 달이 있으니 신선의 세계에 있는 듯 합니다. 사립문 앞 큰 버드나무가 버드나무를 좋아했던 시인 도연명을 환기 시키는 듯 하기에 그렇게 느껴집니다.

庚炎之夜(경염지야)
雲月朦籠(운월몽롱)
筆端造化(필서조화)
驚人昏夢(경인혼몽)  - 眉山翁(미산옹)


무더운 유월 밤 / 구름에 달 흐리니 / 붓 끝이 조화를 부려 / 놀란 이들 꿈꾸듯 하네
- 미산(眉山) 마성린(馬聖鱗 1727-1798)


숲속 빈터에 여덟 명의 시동인(詩同人)들이 자리 잡고 앉았습니다. 등잔불과 소반, 술병이 가운데에 놓여있고 달빛, 여백이 신비를 더해줍니다. 술이 몇 순배 돌았을까 중앙의 두 선비는 갓을 벗었고 제일 오른쪽 사람은 아예 반쯤 누웠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은 이제 들어서는 모습입니다.

옥류천이 흐르는 천수경(千壽慶 ? - 1818)의 집 뒤로는 울창한 소나무 숲과 몇 길이나 되는 큰 바위가 있어 천수경(千壽慶)은 호를 송석(松石)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곳을 송석원(松石園)이라 했습니다. 송석원(松石園)의 시모임을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 또는 옥계시사(玉溪詩社)라고 합니다.


아래로는 시냇물이 흐르고 위로는 달빛이 흐르며 시를 짓는 문인들의 모임을 비추고 있습니다. 사방은 달빛을 드러내면서 감추고 생략하면서 달빛에 젖은 풍경의 내면을 김홍도(金弘道)는 시심이 솟아나게 한다. 왼쪽 아래 김씨운림서소(金氏雲林書所)라고 적힌 것은 송석원(松石園) 큰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기 전에 김씨 성을 가진 주인의 초당 근처인 모양이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김홍도(金弘道) 자신의 집이라는 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