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의 월하의 정인(月下情人)

박남량 narciso 2016. 6. 21. 12:17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월하의 정인(月下情人)>

남녀의 밀애를 그린 이 그림은 달이 등장하는 조선 시대 몇몇 그림 중 하나입니다. 초승달이 특징입니다. 어두운 밤 달빛만이 남녀를 비추어 그림의 내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담벼락 위에 걸린 어스름한 달빛 아래 쓰개치마를 쓴 기생과 등을 들고 있는 어느 한량이 은밀하게 만나고 있는 장면입니다. 달빛 침침한 삼경에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만나고 있는 이들에게 초승달은 축복입니다. 보름달이면 너무 밝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향한 모습이 수줍은 듯한 모습입니다. 수줍은 모습이 남녀 간의 춘정(春情)을 강조하고 있는 것 아닐런지요.

月沈沈夜三更(월침침야삼경)

兩人心事兩人知(양인심사양인지)

달빛 침침한 삼경
두 사람 마음은 두 사람만 안다네


어둠 속에서 달빛이 부서지며 빛을 발하는 모습의 표현이나 담벼락에 어둠이 흩어져 내리는 모습의 표현 등에서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의 뛰어난 필력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담벽에 쓰여진 글은 그림의 분위기와 서로 어우러져 절묘한 시서화의 조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