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두량의 <월야산수도(月夜山水圖)>

박남량 narciso 2016. 6. 17. 12:42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두량(金斗樑 1696-1763) <월야산수도(月夜山水圖)>


그림 왼쪽 위에 '甲子仲秋金斗樑寫(갑자중추김두량사)' 글이 있습니다. 김두량(金斗樑)의 나이 49세 때인 1744년의 작품임을 표시한 것입니다. 김두량(金斗樑)은 영조 때의 도화서 화원(畵員)으로 영조가 종신토록 급여를 주라고 명하고 직접 호를 지어 내릴 정도로 아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의 중요한 화원가문의 하나인 경주 김씨 가문의 일원입니다.

이 그림은 늦가을 달밤 급류가 흐르는 비탈진 계곡의 스산한 경치를 묘사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산수와는 달리 가까운 풍경을 생각해서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등장하는 큰 산이나 암봉은 그려지지 않고 작은 둔덕과 흐르는 물이 그려져 있을 뿐입니다.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 1745-1806)의 소림명월도(疎林明月圖)와 거의 같은 소재로 그렸습니다. 달과 나무만이 등장하는 그림입니다. 앙상한 가지와 덩그러니 솟은 달은 전형적인 가을밤입니다. 잎이 진 가지와 급류의 자신 있고도 활달한 묘사는 김두량(金斗樑)의 대담함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김두량(金斗樑)은 초년에 남인(南人)의 실학자 윤두서(尹斗緖)에게서 그림을 배운 영향이 있어 전통적인 화풍을 따르면서 남종화풍(南宗畵風)과 서양화법(西洋畵法)을 수용한 인물로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미학적 의지가 강하게 표출된 그림입니다. 전반적인 구도는 잘 짜여 세심하고, 헐벗은 나뭇가지를 게발톱처럼 묘사한 데서 전통적인 화풍을 따랐음을 보여줍니다. 이 그림이 남종화풍(南宗畵風)이 폭넓게 수용된 시기에 이렇게 그린 것은 그의 보수적 일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