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고송유수관도인(古松流水館道人) 이인문(李寅文)의 누각아집도(樓閣雅集圖)

박남량 narciso 2018. 5. 14. 15:17


우리 미술관 옛그림

고송유수관도인(古松流水館道人) 이인문(李寅文 1745-1821) 누각아집도(樓閣雅集圖)


조선시대 산수화단에서 빼어난 실력을 발휘했던 고송유수관도인(古松流水館道人) 이인문(李寅文 1745-1821)의 누각아집도(樓閣雅集圖)입니다. 이인문(李寅文)은 평생 산수화에만 매달렸다고 합니다. 이 그림은 그의 나이 76세 때 1820년 그가 세상을 뜨기 직전에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산속에 있는 누각에서 선비들이 모임을 하고 있는 정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화면 가운데에 누각을 그려놓고 그 주위에는 다양한 모양의 암벽과 바위 그리고 계곡물을 그려놓았습니다. 죽림칠현(竹林七賢)을 흉내내 그린 그림입니다.

화제(畵題)는 이렇습니다.
古松幾株流水貫其中
蒼蒼冷冷 滿谷生風
穿然軒牕 雲霞玲瓏之間
倚几而展軸者道人
手把畵箋而佇觀者水月
抛琴倚欄者周卿
踞凳而長吟者潁叟也
此四人可敵七賢
然忽於苔徑溪畔
談笑而聯翩者誰歟
此亦傑氣中人
道人七十六歲翁畵
水月觀 潁叟證 周卿評
時庚辰淸和月

고송 몇 그루에 흐르는 물이 그 가운데를 지나니 / 푸르고 차갑구나 골짜기 가득히 바람이 일어 / 탁 트인 누각 창에 아지랑이 영롱한 사이에 / 책상에 기대어 축을 펴는 이는 도인이오 / 손으로 그림 종이를 잡고 우두커니 보는 이가 수월이요 / 거문고를 놓아두고 난간에 기댄 이는 주경이오 / 걸상에 걸터앉아 길게 읊조리는 이가 영수이니 / 이 네 사람은 죽림칠현에 필적할 만하구나 / 그런데 문득 이끼 낀 길 시냇가에 / 이야기하며 나란히 나타나는 이들은 누구인가? / 이들 또한 뛰어난 기풍이 있네 / 도인 76세 늙은이가 그림을 그렸고 / 수월이 보았으며 영수가 증명했고 주경이 평하였다 / 때는 경진년 청화월이다.


이 그림 안에는 몇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동자를 제외하고 네 명입니다. 화제(畵題)에 정보가 있습니다. 책상에 기대어 종이 뭉치를 펼치는 이는 도인이요, 손으로 그림 종이를 잡고 굽어보는 이는 수월이요, 거문고를 던지고 난간에 기댄 이는 주경이요, 의자에 걸터 앉아 시를 읽는 이는 영수이다. 이 네 사람은 옛날의 칠현과 견줄만 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도인(道人)은 이인문(李寅文)을 가리키고, 수월(水月)은 수월헌(水月軒) 임희지(林熙之 1765-1820년 이후?)입니다. 주경(周卿)은 단계(丹溪) 김영면(金永冕 ?-?)입니다. 영수(潁叟)는 누구인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