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자위부과(刺蝟負瓜)

박남량 narciso 2018. 5. 10. 17:08


우리 미술관 옛그림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  자위부과(刺蝟負瓜)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의  자위부과(刺蝟負瓜)라는 그림입니다. 자위부과(刺蝟負瓜)란 '고슴도치가 오이를 짊어지다.'라는 뜻입니다. 덩굴식물인 오이는 자손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슴도치는 온몸에 가시를 뒤덮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우 많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고슴도치와 오이 그림은 자손들이 아주 많이 번창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입니다.

정선(鄭敾)의 자위부과(刺蝟負瓜)는 오이가 열린 오이밭에 고슴도치가 가시 등에 오이를 얹고 가는 그림입니다. 주로 벌레나 곤충을 잡아먹는 고슴도치한테도 여름날 수분이 많은 오이는 별미였나 봅니다.  고슴도치가 오이를 입으로 따서 땅바닥에 놓고 몸을 굴립니다. 다음 순간 고슴도치 가시에 오이넝쿨의 오이가 박힙니다. 그런 다음 한 번 더 몸을 굴러 완전히 오이를 등짐처럼 등짝에 박아 올립니다. 고슴도치는 자세를 가다듬고 오이밭을 나옵니다. 여름날 고슴도치는 물이 많고 시원한 오이를 져다가 새끼들에게 먹입니다. 그야말로 여름의 별미입니다. 등짝에 박힌 오이는 저 혼자 먹기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