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지 않은 이야기도 몇 번 듣다 보면 그것이 진실인 양 자리잡는 시대입니다

옳지 않은 이야기도 몇 번 듣다 보면 그것이 진실인 양 자리잡는 시대입니다

배롱나무 목백일홍

어느 날 바라문교(婆羅門敎) 한 사람이 제사에 쓰려고 산양을 사 가지고 오는 것을 본 나쁜 사람 세 사람이 그것을 뺏으려고 그가 오는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라문교도가 가까이 오자 첫 번째 나쁜 사람이 그 앞에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 성자여, 당신은 무엇에 쓰려고 그 더러운 개를 메고 가십니까?”
바라문교도는 어이없다는 듯이 자신이 가지고 가는 것은 산양이라고 대꾸했습니다.

조금 후 두 번째 나쁜 사람이 똑 같은 말로 물어왔습니다. 그러자 바라문교도는 의아심이 생겨 메고 가던 산양을 내려 놓고 살펴보고는 그제서야 안심했습니다.

또 조금 걸어 가다 세 번째 나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도 똑 같은 말로 물어왔습니다. 바라문교도는 정말인가 하여 결국 산양을 땅바닥에 버려 두고 황급히 가버렸습니다. 이를 본 나쁜 사람들은 기뻐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고 합니다.

인도 설화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옳지 않은 이야기도 몇 번 듣다 보면 그것이 진실인 양 자리잡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 아는 척 좀 해줘야 인정도 해주는 것 같은 치열한 경쟁 시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입니다. 그러다 보면 순식간에 무엇이 옳은 것인지, 진짜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이 무엇인지 잃어버리고 맙니다. 우리들의 귀에 들리는 이야기들 중에는 무고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몇 번 듣다 보면 그것이 진실인양 자리잡는 것을 보게 됩니다. 어쩔 수 없는 무고한 이야기들이 우리들 삶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아 무척이나 시끄러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한 사회, 그리고 민주주의의 필수 조건은 모두가 정확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