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오래된 말이 길을 안다는 고사성어 노마식도(老馬識道)

박남량 narciso 2018. 1. 27. 17:11


오래된 말이 길을 안다는 고사성어 노마식도(老馬識道)



한비자(韓非子)의 설림편(說林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춘추시대(春秋 BC770-BC476) 오패의 한 사람이었던 제(濟)나라 환공(桓公) 때의 일이다.

제나라의 명재상인 관중(管仲)과 습붕(隰朋)이 제환공(濟桓公)을 따라 고죽국(孤竹國)이라는 작은 나라를 정벌하러 나섰는데 갈 때는 봄이었는데 돌아올 때는 겨울이 되어 길을 잃고 말았다. 그 사이 너무 적진에 깊숙이 들어갔다 나오는 탓에 제나라 군사들은 그만 길을 잘못 들어 우왕좌왕하며 미궁에 빠져 헤매었다.

이때 환공(桓公) 을 수행한 관중(管仲)이 말하기를 "이럴 때에는 늙은 말의 지혜가 도움이 된다."고 말하였다. 환공(桓公)도 관중(管仲)이 말하는 뜻을 알고서 몇 필의 늙은 말을 풀어놓고 그 뒤를 따라가니 마침내 길을 찾게 되어 대군이 사막을 빠져나와 순조롭게 제(濟)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산중(山中)을 진군하고 있을 때 마실 물이 없어 목이 말랐다. 습붕(隰朋)이 말하기를 "개미는 겨울에 산의 양지쪽에 살고, 여름에는 산의 북쪽에 사는 것이므로, 개미집의 높이가 한 치라면 그 한 치쯤 쌓인 개미집을 파보면 물이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개미굴을 파서 결국 물을 찾을 수 있었다.

한비자(韓非子)가 이 말을 하면서 관중과 같은 현인이나 습붕과 같은 지혜있는 사람도 모르는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늙은 말이나 개미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 그런데 지금의 사람들은 그 어리석은 마음을 반성하여 성현의 지혜를 배울 줄을 모르고 있으니 잘못된 일이 아닌가 하였다.

管仲、隰朋從于桓公而伐孤竹,春往冬反,迷惑失道。
管仲曰、老馬之智可用也。 乃放老馬而隨之,遂得道。
行山中無水、 隰朋曰、蟻冬居山之陽,夏居山之蔭。蟻壤一寸而有水。 乃掘地,遂得水。
以管仲之聖而隰朋之智,至其所不知,不難師于老馬與蟻。 今人不知以其愚心而師聖人之智,不亦過乎。

누구도 모든 지혜를 품을 순 없다. 누구도 모든 앎을 담을 수는 없다. 그러니 지혜는 나누고 모르는 것은 물어야 한다. 묻는 건 결코 수치가 아니다. 진짜 부끄러운 것은 모르는 걸 아는 척하는 것이다. 척하면 잃는 게 많다. 앎도 잃고 지혜도 잃는다. 늙은 말과 개미에게서도 배울 것이 많은 것이 인생이다.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고사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노마식도(老馬識道)이다.

노마식도(老馬識道)란 오래된 말이 길을 안다는 의미로로 경험이 풍부해서 실무에 익숙한 사람이 일을 잘 처리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오래 된 말이 확실히 원래 다녔던 길을 알아내는 능력이 있음을 증명한 성어이다. 후세 사람들이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으므로 경험 많은 사람이 갖춘 지혜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말로 흔히 연장자를 우대해야 한다는 의미로 인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