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개한 나라의 야만스런 풍습을 일컫는 고사성어 피발좌임(被髮左衽)
공자(孔子)는 동이족(東夷族)이 침략하지 않아 자신이 오랑캐의 풍속인 피발좌임(被髮左衽)을 면했다고 하였다. 피발(被髮)은 머리를 풀어 늘어뜨린 것을 말하며, 좌임(左衽)은 옷깃을 왼쪽으로 여민 것을 말한다. 위만은 조선으로 도망칠 때 오랑캐의 풍속인 상투를 틀고 오랑캐의 옷을 입었다고 하였다.
위의 청동기에는 상투와 피발(被髮)이 함께 나온다. 이때까지도 남자들이 피발(被髮)을 했을까. 위의 청동기의 중국문화의 영향을 늦게 받았고 의복의 갖춤도 늦었던 남쪽의 것이니, 북쪽 조선 사람의 머리 모양과 같았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이처럼 상투야말로 고대 동이족(東夷族) 남자의 머리 모양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동호족(東胡族)이나 만주족(滿州族)은 앞머리카락을 깎고 뒷머리카락을 늘어뜨린 모양이었다. 중국에서는 윗머리카락은 틀어올리고 아랫머리카락은 늘어뜨리기도 했다.
좌임(左衽)은 공자(孔子)의 말처럼 동이(東夷)의 풍속이었다. 중국 사람들은 고대부터 우임(右衽)의 옷을 만들어 입었다. 좌임(左衽)의 옷매무새는 고구려의 고분벽화에도 나타난다. 그러다가 신라 중대에 이르러 중국의 제도를 따라가면서 오른쪽으로 옷깃을 여몄다. 우리 전통 한복은 우임(右衽)이고 서양 옷은 좌임(左衽)이다.
논어(論語) 제14편 헌문(憲問)에서 자공(子貢)이 말하길 “관중은 어질지 못한 사람이지요? 환공이 공자 규를 죽일 때 따라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를 돕기까지 하였으니 말입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관중은 환공을 도와 제후들의 패자가 되게 하고, 천하를 하나로 바로잡았다. 백성들은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은혜를 입고 있다. 만일 관중이 없었다면, 우리는 머리를 풀어헤치고, 옷깃을 왼쪽으로 하는 오랑캐의 풍습을 따랐을 것이다. 어찌 필부필부(匹夫匹婦)의 고지식함과 같겠는가? 스스로 도랑에서 목매어 죽어도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으니.”
子貢曰 管仲非仁者與 桓公殺公子糾 不能死 又相之 子曰 管仲相桓公霸諸侯 一匡天下 民到于今 受其賜. 微管仲 吾其被髮左衽矣. 豈若匹夫匹婦之爲諒也 自經於溝瀆而莫之知也.
논어(論語)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피발좌임(被髮左衽)이다.
피발좌임(被髮左衽)이란 머리를 풀고 옷을 왼쪽으로 여민다는 뜻으로 미개한 나라의 야만스런 풍습을 일컫는 말이다.
<꽃사진: 기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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