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가장 숭고한 자비의 행위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11. 4. 11:38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가장 숭고한 자비의 행위입니다



어떤 사람이 자기 집 정원에 피어난 장미꽃 한다발을 꺾었습니다. 그의 손에는 백장미와 붉은 장미와 노란 장미가 한데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그 꽃들이 너무 아름다워 그 사람은 자신의 스승을 찾아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는 그 장미들을 스승의 발 아래에 바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가 상당한 거리를 갔을 때 절망에 빠져 마구 울고 있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여의고 고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아이의 옆에 앉아 위로의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마음의 평정을 되찾자 그는 스승에게 줄 장미꽃 한다발에서 장미 한 송이를 꺼내 아이에게 준 다음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조금 더 가자 그는 길가에서 깊은 슬픔에 잠겨 흐느끼고 있는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슬픔에서 헤어나는 지혜를 가르쳐 주었다. 그러면서 그녀가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스승의 발 아래 놓으려고 꺾었던 장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미를 주었습니다.

조금 더 길을 가자 그는 오솔길에서 젊은 여인과 마주쳤습니다. 그녀는 너무나 예뻤습니다. 그는 그녀를 보자마자 자기의 마음이 사랑으로 들끓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가 왜 길을 떠났는지 잊은 채 그녀에게 가장 훌륭한 장미를 주었습니다. 그 장미는 아직도 이슬에 젖은 꽃잎을 간직하고 있었으며 따라서 그는 스승에게 줄 최고의 장미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조금 더 길을 가자 그는 춤추고 노래하는 여자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여자는 너무도 예쁘고 발랄해서 그는 그녀와 함께 오랜 시간을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춤과 노래로 그를 기쁘게 해준 대가로 스승에게 줄 장미를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한참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아무런 동기도 없이 마구 욕을 퍼부으면서 모욕하는 남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자비심이 많은 그는 장미꽃 한 송이를 주었고 스승의 발 밑에 놓일 꽃을 받자 욕을 하던 남자의 증오는 씻은 듯이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렇게 그는 하루종일 가난한 사람과 슬픔에 젖은 사람 그리고 즐거운 사람과 못된 사람들에게 장미를 나누어주었습니다. 마침내 밤이 될 무렵 그는 스승의 발 아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습니다. 스승의 발 밑에 놓을 장미꽃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죄송한 마음을 못 이기며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스승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나에게 준 장미는 정말로 사랑스럽더구나."

그러자 그는 숙이고 있던 이마를 들었습니다. 스승은 그가 하루종일 나누어준 모든 장미를 가슴에 안고 있었습니다.

이웃을 사랑한다는 것은 우리의 이웃이 영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할 때 그에게 그가 필요한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마르 8,36)

신앙인이라면 능력과 기회가 닿는 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영적 자비행위가 필요합니다. 하루종일 가난한 사람과 슬픔에 젖은 사람 그리고 즐거운 사람과 못된 사람들에게 장미를 나누어 준 것은 하느님께서 그들과 함께 복음의 기쁨을 나누도록 해 준 것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꽃사진: 피라칸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