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눈물을 흘릴 때와 장소를 안다는 고사성어 영웅선읍(英雄善泣)
남자가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 여겨져 남자들은 노소(老少)를 불구하고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 남자는 태어나 세 번 울어야 한다고 배웠다. 태어날 때 울고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 울며, 나라가 망했을 때 울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는 목 놓아 실컷 울고 싶은 장소를 하나 추천하고 있다. 청나라 건륭제(乾隆帝)의 칠순 잔치를 위한 사절단을 따라 압록강을 건너 청나라로 들어갈 때 만주벌판을 처음 본 연암(燕巖)은 그 광활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그 소감을 이렇게 적었다.
『好哭場可以哭矣 참으로 울기 좋은 장소로다! 한번 이곳에서 실컷 울어보고 싶구나!』
울기 좋은 장소 호곡장(好哭場)이란 단어가 나온 순간이었다. 같이 갔던 정(鄭)진사는 호곡장(好哭場)이란 연암(燕巖)의 외침에 이렇게 넓은 벌판을 보고 하필이면 호곡장(好哭場) 즉 울음 울기 좋은 터라는 표현을 쓰냐고 물었다. 이때 연암(燕巖)이 그의 울음론을 펼친다.
『울음은 슬퍼서만 우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감정인 칠정(七情)이 극에 이르면 모두 울음이 되어 나오는 것이다.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 즉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 사랑과 증오, 그리고 욕심 이 모든 감정은 모두 각각의 개별 상황에서 나오지만 이런 감정들이 극에 다다르면 결국 울음으로 변하는 것이다. 영웅호걸은 잘 우는 사람들이고 미인은 눈물이 많다.』
『英雄善泣美人多淚』
영웅은 눈물을 흘릴 때와 장소를 알고 미인은 눈물이 많다라는 뜻이다. 연암(燕巖)은 진정한 영웅과 천하의 미인은 모두 잘 우는 사람이라며 지도자의 눈물을 긍정한다.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영웅선읍(英雄善泣)이다.
영웅선읍(英雄善泣)이란 영웅은 눈물을 흘릴 때와 장소를 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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