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沈淸傳)
작자와 연대 미상의 고전 소설. 판소리 열두 마당 가운데 하나인 심청가가 소설로 정착된 판소리계 소설이다. 이조 시대의 도덕 소설로 춘향전과 함께 우리 민족 속에 살아있는 가장 대표적인 효녀 소설이기도 하다.
효녀 심청이 눈먼 아버지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석에 뱃사람에게 자기 몸을 팔아 인당수에 몸을 던졌으나 상제의 구함을 받고 다시 생명을 얻어 황후가 된다. 심청은 맹인 잔치를 베풀어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심봉사는 그 반가움에 눈을 뜨게 된다는 내용이다.
작품의 주제가 된 설화는 우리나라의 고유의 설화가 아니고 불교적인 인과율로 묶어 죽음과 부활 행과 불행이 모순된 인과의 순환을 엮음으로서 한국적 의식을 바탕으로 동양 도덕의 근본사상인 효를 강조함으로서 불교의 인과응보와 유교사상의 효를 멋지게 조화시킨 작품이다. 당시 서민이 겪어야 했던 가난과 가치관의 소멸을 어떤 환상의 행복으로 이끈 점이 특이하다.
이러한 설화를 소설화한 작품은 민중에 의해 첨삭되는 성격을 갖추면서 발달해 온 것이 특징이다. 심청전 역시 삼국시대 이후 조선초까지 오랜 시일을 두고 가멸변형되면서 조선 숙종 이후 판소리 계열의 소설로 정착되어 평민 문학이 한창일 때 다시 소설화한 듯하다.
심청이 승상부인과 헤어질 때 승상부인이 화공을 불러 심소저를 그리는데 그때 나눈 글은 효의 향내가 나는 듯하다.
生居死歸一夢間 생거사귀일몽간 卷情何必淚潛潛 권정하필누잠잠 世間最有斷腸處 세간최유단장처 草綠江南人未還 초록강남인미환 살고 죽는 것은 한동안의 꿈인데 어찌 정이 그리워 눈물을 적시는가 세상에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봄에 강남에 간 사람 돌아오지 않으니라.
부인이 놀라시며 이 글은 신선의 글귀이니 네가 가는 길은 네 마음이 아니라 아마 천상에서 부름이로구나 하며 부인이 글을 써 심청에게 주었다.
無斷風雨陽臺魂 무단풍우양대혼 吹送名花落海門 취송명화낙해문 謫苦人間天必覽 적고인간천필람 無辜父女斷情恩 무고부녀단정은
까닭 모를 비바람의 양대의 넋은 아름다운 꽃을 날리어 바다에 떨어뜨리다 이승으로 귀양살이 온 것을 하늘도 보셨음이라 죄없는 부녀가 그 정을 끊는 것을.
이로서 심소저와 승상부인과 이별할 적에 울지 않은 이가 없었으랴. 마을 사람들이 비를 세웠는데 강머리에 비를 세워 놓으니 내왕하는 행인들이 비문의 글을 보고 눈물을 안 흘리는 이 없었다.
心爲其親雙眼轄 심위기친쌍안할 殺身成孝死龍宮 살신성효사용궁 煙波萬里深深碧 연파만리심심벽 江草年年恨不窮 강초연연한불궁
마음으로 제 어버이 두 눈 먼 것 위하여 몸을 죽여 효로써 용궁에 죽었구나. 안개 낀 물결 깊이 깊이 만리에 이르렀는데 해마다 푸른 강물에 이 한 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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