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고승 원효
원효는 신라 때의
고승으로서
불경을
쉽게 풀이하여 책으로
엮어
말보다
몸으로 불교의
참뜻을
전하고자
화엄경소 등 20여 권의 저서를
남겼으며 요석공주와 인연을 맺어
이두를
정리하여 우리 국문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설총을 낳기도
했다.
원효는 화랑
출신이다.
원효의 어릴 적 이름은 설씨로
서당이다.
서당의 어머니는 그를 낳기 전에 흐르는
별이
몸 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새벽에 기도를 드리러 갔다가 오는 길에
밤나무
밑에서 서당을 낳았다고 하는데
도와주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혼자
힘으로 서당을 낳은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래서일까?
나의
어머니는 어떻게 생긴
분일까하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곤
했다.
서당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일생동안 먹물 옷을 입고 지냈다고
한다.
화랑의 잔치가 벌어지는 5월
수릿날.
화랑들이 모여 춤과 노래잔치가 있는
날.
죽음이란
무엇일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울한 문제에 마음을 빼앗기고
있었다.
서당은 걷잡을 수 없는 우울
속에서
금방 울음이 터지려는 것을 억지로
견디며
"
가자, 내 마음의 고향으로
가자.
거기서 나는 늘 마음이 아늑하고
편안해지지 않았던가 " 마음으로
외치며
어머니의 무덤으로
달려갔다.
죽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언젠가는 썩은 고목나무처럼 죽어가는
게
인간의
운명일진대
부귀영화는 무슨 소용이
있으며
그리고 장군이 되어 높은 벼슬에
앉는다한들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어떻게
사느냐 하는 일보다 왜 사느냐 하는
일을
알아내는 게 더 바람직한 삶이
아닌지.
서당은 조용히 사색에
잠겼다.
넋을
잃고 앉아 있는데 한 노승이
다가와
" 무덤 앞에 눈물을 떨구는 자, 알맹이는
다른
곳에 있는데 껍데기만 보고 헛되게
애만
태우는 자, 다 어리석은
짓이로다.
화랑인 듯 한데 그 흙 속에 누가
묻혔소."
서당은 노승의 말이 거칠어 언짢은
표정을
지으니 노승이 또
되씹었다.
" 흙이고 말고, 그 속에 파묻힌
이도
이제 한 줌의 흙에 지나지 않을
뿐이오."
그제서야 노승의 말을 이해한 듯
서당은
예의를 갖추고
대답했다.
' 제 어머니
산소입니다."
" 그 흙 속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계신다고
믿나?"
" 예. 어머니의 죽은 육신이 여기에 묻혀
있지요."
" 어머니는 거기에 계시지 않네. 아까도
말했지만
거기엔 한 줌 흙이 묻혀 있을
뿐이네."
" 그렇다면 제 어머니는 어디에
계십니까?"
" 그걸 깨달으려면 우선 불교의 이치를
배워야지.
인간이 죽고 사는 삶의 의미를
알아야
어머니 계신 곳을 알게 될
걸세."
서당은 그간의 궁금증을 풀 수
있다니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하여 서당은 황룡사의 중이
되었으며
원효란 법명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영원의 세계에서 어머니를 만나 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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