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무덤 고려장
고구려 때 늙고 병든
사람을
땅 속 광에 두었다가
죽으면
그곳에 묻었다고 해서 생긴
말인
고려장은 부모가 예순 살이 넘으면
산에 움집을 파고 그곳에 내다
버리도록 되어
있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아니면 잘못 전해진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높은 벼슬자리에 한 신하가
있었다.
그는 나랏일에도
청렴하였으며
효성이 지극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신하는 어머니가 점점 늙어감에
따라
당연히 나라의 법을 지켜야
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늙은
어머니를
산에 내다 버릴 수는
없었다.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나라의
법이라
어머니조차 산에 버려 달라고
하며
조르곤 하였지만 그럴
때마다
신하는 펄쩍뛰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아들까지 생매장
될까
염려하여
걱정하였든
것이다.
신하는 궁리 끝에 어머니를 뒷채에
숨겨 놓고 고려장을
지냈노라고
소문을
퍼뜨렸다.
신하는
뒷채에 혼자 쓸쓸히
있을
어머니를 생각하여 날이
어두워지면
뒷채로 가 어머니에게 낮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효도를
하였다.
어느 날 중국에서 지혜를
겨루자고
사신이
왔다.
중국 사신이 세 문제를
내었는데
모두 지혜를 모았지만 한
문제도
풀 수가
없었다.
그날도 밤이 되어 어머니를
찾은
신하는
중국 사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어머니가 무슨
문제냐고
물으니
신하는 한숨을
토하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 첫째 문제는 호도알 만한 구슬이 하나
있는데 그 속이 구불구불한 구멍으로
뚫려 있는데 명주실로 한 쪽
구멍에서
꿰어 맞은 쪽 구멍으로
빠져나오게
하라는
것입니다."
"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아들은 어머니의 말을 다 듣고
나더니
이마를 치며 기뻐하였다.
" 둘째 문제는 생김새와 크기가
똑같은
말이 있는데 하나는 어미이고
하나는
새끼랍니다. 말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어미와 새끼를 가려내는
일입니다."
" 그것도 어렵지
않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역시
아들은 이마를 치며 기뻐하였다.
" 셋째 문제는 정말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나뭇가지 하나로 백 가지
나물을
만들라고
하는데 억지 문제
같습니다."
" 그것은 아니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느냐."
아들은 세 번째로 기뻐하며
이마를 쳤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신하는 궁으로
갔다.
임금에게 자신이 문제를 풀겠다고
하고
중국 사신과 서로 마주
앉았다.
신하는 구불구불한 구멍이 뚫린
구슬을
집어들더니 상 위에
놓았다.
그리고는 개미 한 마리를 놓아
개미허리에
명주실을 매더니 구슬 한 쪽 구멍에
집어
넣었더니 명주실을 맨 개미가 맞은
쪽
구멍으로 개미가 기어
나왔다.
구슬 구멍을 꿰뚫은
것이었다.
중국 사신의 입에서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중국 사신은 두 필의 말을 끌어오게
했다.
두 필의 말은 흡사 쌍둥이
같았으며
크기며 생김새 심지어 우는 소리도
닮았다.
선비는 말이 좋아하는 마른풀을
들어
두 필의 말 앞으로 가 먹으라는 손짓을
했다.
두 마리의 말이 입맛을
다시며
한 마리는 슬그머니 뒤로
물러섰고
다른 한 마리는 마른풀을 먹기
시작헸다.
얼마
후 먼저 마른풀을 먹은 말이
물러서니
다른 한 마리가 마른풀을 먹기
시작했다.
신하는 중국 사신을 향해 자신있게
말했다.
' 먼저 풀을 먹은 말이
새끼말이고
나중에
풀을 먹은 말이
어미말입니다.
어미말이 제 새끼부터 먼저 먹게했던
것입니다."
중국 사신은 놀란
표정이었지만
셋째 문제는 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신하는 보따리를
풀어
푹 삶은 흰 나뭇가지를
꺼냈다.
그리고는 양념을 뿌려가며 손으로
무쳤다.
" 다 되었습니다. 이것이 백 가지
나물입니다."
그러자
중국
사신은
" 그것이 어째서 백 가지 나물이란
말이오.
흰 가지로 무친 한 가지 나물밖에 더
되오."
" 흰 가지라 하셨지요. 말씀 잘
하셨소이다.
그러니까
백 가지가 아니고
무엇이오.
중국에서 오셨다는 사신께서 흰
백자도
모르신단
말씀이오?"
이렇게 하여 중국 사신은 기가
죽어
제 나라로 돌아가고 그날 저녁
성대한
잔치가 벌어졌는데 임금이 신하에게
물었다.
" 경의 지혜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바이오.
어디에서
그런 지혜가
나왔소."
" 아뢰옵기
황공하오나
나라의 법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
신하는 임금 앞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 나라의 법을 앞장 서 지켜야 할
신하가
예순이
넘은 어머니를 뒷채에 숨겨
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라의 법을
어겼습니다.
오늘 세 가지 문제를 풀 수 있었던
것은
제가
그런 지혜가 있었서가
아니라
제 어머니가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된다고
가르쳐 주었기 때문입니다. 신은 법을
어겼으므로 법대로 처단하여
주소서."
임금은 엎드려 흐느끼는 신하를
일으키며
여러 신하들에게 엄숙하게
선포하였다.
" 모두 들으시오. 부모님을 고려장
보내는
나쁜 나라 법을 오늘부터 당장
없애시오.
생각해
보건대 젊은이는 힘이
있으나
지혜가 약하고 노인은 힘은 없으나
지혜가
깊소. 그러므로 젊은이의 힘과
노인의
지혜를 합하여 나랏일을
펴나간다면
못할 일이 무엇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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