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詩文)을 따다 자신이 의도한 뜻을 취한다는 고사성어 단장취의(斷章取義)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와 노(魯)나라 등 10여개 나라가 함께 진(秦)나라를 공격했는데 연합군이 경수(涇水)라는 강에 이르렀을 때 강을 건널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진(晉)나라의 대부 숙향(叔向)이 노(魯)나라의 경대부 숙손표(叔孫豹)를 찾아가 그의 뜻을 물었다. 숙손표(叔孫豹)는 "포유고엽(匏有苦葉)" 곧 박에는 쓴 잎이 달려 있다는 한마디가 돌아왔다. 숙향(叔向)은 곧장 돌아가 강 건널 배를 준비했다.
포유고엽(匏有苦葉)이란 시경(詩經)에 나오는 구절이다.
匏有苦葉(포유고엽) 구절 뒤에 "濟有深涉(제유심섭) 深則厲(심즉려) 淺則揭(천즉게)
나루터에는 깊은 여울이 있네 물 깊으면 옷 입은 채로 건너고 물 얕으면 옷 걷고 건너네."라는
시구(詩句)가 이어진다. 동문서답처럼 들리는 대답은 실은 도강(渡江)이 불가피하다는 강력한 암시였다.
시문(詩文)의 일부를 자신의 의도에 맞춰 따다 숨은 맥락을 살려내는 게 단장취의(斷章取義)다. 단장취의(斷章取義)는 문학의 은유를 은밀한 선동으로 해석할 경우에는 위험이 따른다.
시(詩) 한 구절과 목숨을 바꾼 사례를 보면, 청나라 문인 서준(徐駿)은 "淸風不識字(청풍불식자) 何事亂飜書(하사난빈서) 청풍은 글도 모르면서 어찌 책갈피를 어지러이 들추는가"라는 시구(詩句) 때문에 옹정제에게 목이 잘렸다. 조선의 남이장군(남이장군)은 "男兒二十未平國(남아이십미평국) 사내 스물에 나라를 평안하게 못하면." 이란 시구(詩句) 때문에 처형 당했다.
삼국지(三國志)에는 사람 잡는 단장취의(斷章取義)에 관련된 사연이 있다. 쫓기던 조조(曹操)는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 여백사의 집에 묵었다가 밖에서 "먼저 묶어 놓고 죽일까?" 하는 소리를 들었다. 조조(曹操)를 대접할 돼지를 잡느라 한 말인데 자기를 죽이려는 것으로 오해한 조조(曹操)는 여백사 일가를 모두 죽였다.
시경(詩經)의 한 장을 잘라 의사를 표현하는 춘추시대의 이런 외교 어법을 단장취의(斷章取義)라고 한다. 교양의 압축적 표현이라고 하는데, 멋스럽기까지 하던 초기 용례는 후대로 갈수록 원작자의 본의를 왜곡하고, 심지어 뒤집는 행위로 변질되기도 하였다.
시경(詩經)에 나오는 사랑 노래의 한 구절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단장취의(斷章取義)이다.
단장취의(斷章取義)란 남의 시문(詩文) 중에서 작가의 본 뜻이나 전체의 뜻에 구애되지 않고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끊어내어 스스로가 의도한 뜻을 취한다는 말이다. 문장에서 필요한 부분만 인용하거나 자기 본위로 해석하여 쓰는 것을 말한다.<꽃사진; 살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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